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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폴란드의 기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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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폴란드의 기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폴란드의 기적은 지금도 계속된다

이헌영 한진해운 폴란드 법인장



쇼팽 야상곡에서 마룬 파이브 Animals 까지

폴란드하면 영화 피아니스트가 떠오른다. 유대계 폴란드인이자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자전적 회고록 ‘죽음의 시’를 바탕으로 했다. 유대계 출신의 유명 감독이자 유년 시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어머니를 잃고 유태인 학살 현장을 직접 체험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만들어 2003년 아카데미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이다. 폴란드의 평탄하지 않은 역사 가운데 가장 비극적이고, 처참한 사건을 보여준 한편의 영화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폴란드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 이 부분을 빼놓고 지나칠 수 없다.

폴란드, 한 때는 중부 유럽의 거의 모든 지역을 차지하는 대제국을 이루었던 나라였으나 주변 나라의 끊임없는 침입과 견제로 123년간 국가가 소멸되기도 하고, 제2차 세계대전 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나라 곳곳이 파괴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었다. 이후 공산국가체제로 전환되면서 경제는 악화되고, 국민의 자유가 제한 당하는 아픔을 겪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국민의 시위와 노력으로 결국 1989년 민주주의 국가를 이루게 된다. 불과 20여 년 전 이야기다.

그리고 2014년 지금, 폴란드가 언제 공산국가였나 싶을 정도로 도시의 풍경은 회색 빛 우중충한 건물에서 유럽 현대식 건물로 하나 둘씩 바뀌어 가고 있고, 라디오에서조차 다소 촌스러운 폴란드 음악은 간간히 흘러나올 뿐, ‘마룬 파이브’ 등의 미국 팝송이 하루에도 몇 번씩 흘러나와 어디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때론 내가 미국에 와 있는지 폴란드에 와있는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2번이나 바뀌었으니 어찌 보면 이러한 변화의 모습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폴란드의 변화, 자유에 대한 갈망은 오래 전부터 추구돼 왔었기에 지금의 자유를 만끽할 자격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며, 장담 하건대 앞으로의 10년은 서유럽 강대국과 어깨를 견줄 날이 머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Central Europe’의 강자_폴란드

폴란드는 중부 유럽 발트해에 연한 나라로, 남북 길이 646㎞, 동서길이 689㎞의 국토를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의 3배 크기의 넓은 32만㎞이며 평지가 많은 나라이다. 인구는 3800만 여 명이고, 현재 인구의 95%가 가톨릭교를 믿고 있다. 참고로, 해외에 거주하는 폴란드인은 약 1300만 명이며, 그 가운데 1000만 여 명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1989년 민주화 이후 지속적으로 경제 자유화를 추진해온 폴란드는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성공적인 체제 전환을 이룩한 사례로 꼽힌다. 과거 전통적 농업국가였던 폴란드는 공산 정권하에서 공업화에 주력하여 기계, 중화학 공업 등이 발전하며 산업 기반을 구축하게 되고, 현재에는 서비스업이 전체 산업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전환, 자동차, IT, 전기전자, 항공, 기계 등의 부문이 중점 육성산업으로 발전되고 있다.

2004년 EU 가입 이후에는 EU 국가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원되는 EU 펀드의 유입으로 인해 경제 발전의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질 수 있었으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와 민간 소비의 굳건한 성장으로 인해 2008~2009년 세계 경제 위기속에서도 EU 국가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룩하며 중부 유럽의 경제 강자로 떠올랐다.

현재 폴란드는 독일 등 서유럽시장으로서의 높은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낮은 인건비 대비 우수한 노동력, 정부의 다양한 외국인 투자유치 노력 등을 바탕으로 꾸준한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2015년 이후에도 매년 3% 수준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폴란드 해운업의 과거 현재 미래

한진해운이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법인 설립인가를 득하고, 사무실을 개설한 것이 1997년 6월로, 벌써 17년하고도 3개월이 흘렀다. 법인 설립 초에는 영업소장1명, 로컬 직원 1명, 총 2명으로 운영을 시작 한 것이, 지금은 2004년 개설된 그디니아 영업소를 포함하여 총 16명의 직원이 근무할 정도로 조직, 인력 면에서 많은 발전을 하였다.

무엇보다도, 폴란드는 유럽의 중앙에 위치하며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와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어 생산 기지들이 위치한 중동부 유럽국가와 주요시장인 서부유럽 국가를 잇는 연결성이 높아 전략적 투자지로 각광받고 있고, 또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과도 접하고 있어 비유럽권 시장과 유럽을 잇는 연결지로서의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어 해운·물류 회사로서는 사업을 운영하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폴란드의 주요 무역항으로는 그디니아항, 그단스크항, 슈체친항이 있으며, 폴란드 항만을 이용하 는 주요 외국적 선사만해도 유럽,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선사 등 총 30여 개에 이를 정도로 폴란드 항만은 이제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요한 Port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2010년부터 세계 제1의 덴마크 선사 머스크에서는 약 7000TEU급 선박 그단스크 직기항 운항을 시작으로, 2011년 5월에는 1만5000TEU, 2013년 8월에는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1만8000TEU급을 투입하여 현재 폴란드 그단스크 항은 머스크 선박이 기항하는 구주 전Port 중 선적·양하 수량이 가장 많은 항구가 되었다.

하지만, 2010년 머스크 선사의 폴란드 그단스크 직기항으로 폴란드 해운·물류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었다. 선사로써는 Feeder사용이 불가피 했던 독일-폴란드 구간을 직기항을 통해 물류비 절감과 더불어 도착지까지 항해시간이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화주 측에서는 운임 인하, 시간 단축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는 곧 직기항을 하지 않는 기타 전 선사에는 생각지 못한 하나의 해운·물류 전쟁으로 이어졌고, 이후 각 선사의 화주·물량 유지·확보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2014년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주재 근무 3년 반 동안 매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왔으나, 2014년처럼 어려웠던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2015년도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으며, 세계 제1의 선사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갖추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환경이다. 지속적인 물류 비용 절감으로 원가를 낮춰야 할 것이며, 화주 다변화를 꾀함은 물론, 수익성 위주의 화물 개발 등 무엇보다도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미래는 미래를 준비하는 자의 것인 만큼, 한진해운 폴란드는 철저한 계획과 예측으로 앞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며 다가 올 해운 시장을 당당히 맞설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