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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삼성-블랙베리 인수설 해프닝 일단락… ‘그래도 가정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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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삼성-블랙베리 인수설 해프닝 일단락… ‘그래도 가정해본다면’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이 해외언론을 중심으로 보도되면서 IT 업계부터 금융계까지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삼성전자와 블랙베리 모두 보도내용을 모두 부인하면서 ‘삼성의 블랙베리 인수설’은 말 그대로 ‘설’로 끝나는 형국이다.
이 ‘설’이 해외에서는 꽤 흥미로운 소식이었는지 이와 관련한 소식들은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다.


◇ 삼성과 블랙베리


미국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삼성의 블랙베리 인수설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탐낼만한 이유는 특허권이나 마니아 팬을 보유한 단말기 디자인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블랙베리의 견고한 보안 시스템은 삼성전자에게 있어 가장 매력적인 인수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삼성전자가 모바일 기업시장에서의 장기 전략과 연관 지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기업 시장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안 문제 해결이 가장 관건이라는 것.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독자 개발한 보안 플랫폼 '녹스'(KNOX) 등으로 보안 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 주 모델에 탑재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성장해오며 애플 iOS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 위협에 취약한 운영체제로 평가받는다.

쉽게 말해 플라스틱으로 된 집에 강철로 된 방을 만들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매체는 딜레마에 처한 삼성이 강력한 보안을 구축하고 있는 블랙베리를 인수할 경우 이같은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The real losers’라는 표현까지 쓰며 삼성이 독자적 소프트웨어를 확보해 나갈수록 구글이 최대 파트너를 잃게 되고 마이크로소프트까지도 패배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과 구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관측이 당분간은 실현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가정의 주체인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 가능성이 일단락 됐다. 또한 지적이 나온 보안 문제와 운영체제 이슈 역시 삼성전자에서 모르고 있을 리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그동안 바다OS 등 독자개발 OS 개발을 염원해 왔던 것이다. 그렇지만 삼성의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을 만큼 구글 안드로이드의 성벽은 견고한 상황이다.

또 보안 이슈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구글 역시 이같은 가정이 성사되기까지 넋 놓고 사태를 바라볼 리도 없으니 공허한 전망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블랙베리 인수설을 계기로 한 번 더 사안의 핵심을 곱씹어볼 필요는 있다.

현재 구글과 삼성은 IT업계에서 악어와 악어새처럼 꽤 오랜 기간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파트너다.

그러나 특허문제 등 내부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사정이 다르다. 애플이라는 ‘공공의 적’을 중심으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펼치고 있을 뿐이다.

구글은 삼성전자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토로라를 인수했고 삼성은 인텔과 손잡고 타이젠OS 확산에 신경 쓰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만년 친구가 될 수는 없음을 방증한다.

현실에서 악어는 악어새를 먹지 않지만 이 세계에서는 악어와 악어새로 둔갑한 관계만 있을 뿐 둘 중 누구든 청소중인 악어새를 두고 입을 다물 수 있는 악어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로벌이코노믹 안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