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병원 입원 환자 치료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그리고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억력훈련, 판단훈련에 이들 AR,VR활용 학습 프로그램이 효과적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다. 이같은 기술 활용은 더 나아가 환자와 보호자가 스마트폰앱을 이용한 3D맵을 이용한 AR 내비게이션 솔루션으로 검사실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고 격리병동 환자를 홀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는 병문안 솔루션으로 확대·발전될 예정이다. 당장 이를 활용하는 곳으로는 전국 5개 보훈병원, 연세대 재활병원 등이 꼽히는데 내년부터는 여기에 인공지능(AI)기술까지 확대 적용하는 스마트병원 등장까지 예고돼 있다.
병원과 재활병원에서도 AR·VR 도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기억력훈련, 판단력 훈련 등 어르신을 위한 치매 관련 학습 프로그램 분야다.
AR·VR를 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도입확대에 나선 업체로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그리고 한글과컴퓨터가 눈에 띈다.
통신업체들이 이 분야에 눈뜬 것은 5G 시대가 열리며 빨라진 대용량 콘텐츠 전송, 고화질(HD) 수준의 영상 화질 구현이 가능해지면서다. 5G통신에 AR·VR을 의료 영역에 접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5G가 본격 상용화되면 의료업계의 AR·VR 도입과 활용은 더욱더 활성화 될 전망이다. 한글과컴퓨터는 VR 콘텐츠를 바탕으로 이 분야에 참여한 경우다.
현재 KT는 전국 보훈병원 5개소(중앙보훈병원, 부산, 광주, 대구, 대전)과 보훈요양원에서 치매 환자 대상으로 ‘색칠로 체험하는 증강현실’, ‘코딩로봇으로 길 찾기’ 등 ICT 기반 체험형 뇌활력 증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인지훈련, AR 주의집중, VR 기억력훈련, 판단훈련을 위한 로봇 과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KT는 지난해 12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ICT 활용 치매 예방에 협력키로 하고 그 일환으로 ‘KT 대국민 ICT 뇌 활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컴그룹 계열사 한컴지엠디는 자사 VR 콘텐츠인 ‘한컴 말랑말랑 VR’을 연세대학교 재활학교에 제공하고 연세대학교 재활학교는 이를 활용해 ‘VR 인지훈련 수업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컴 말랑말랑 VR은 서울대, 가천대, 연세대, 건국대 등 주요 대학의료기관 전문의들과 협력하여 개발한 인지훈련과 치매예방을 위한 VR콘텐츠다. VR 적응 훈련, 인지훈련, 일상생활 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의집중, 기억력, 반사신경반응, 시지각, 판단력 훈련 등 다양한 감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AR·VR 산업이 이처럼 가능성과 잠재적 가치를 보이자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자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 5G 기지국 확산에 따라 안정화될 대용량 콘텐츠 전송, 고화질(HD) 수준의 영상 화질을 구현 등이 AR·VR 확대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이통사-병원 간 5G스마트폰 병원 잇달아
5G가 상용화되는 내년부터는 이동통신사들과 협업을 맺고 각종 IC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병원이 본격 등장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내년 2월 개원하는 용인세브란스병원을 5G 스마트병원으로 구축한다.
이 병원에는 SK텔레콤의 AI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가 설치돼 환자가 음성만으로 침대, 조명, TV 등 실내 기기를 조작하고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간호사와 통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병원 내 위치측위와 3D 매핑을 통한 AR 내비게이션 솔루션을 적용, 환자와 보호자는 스마트폰 AR 표지판을 따라 검사실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홀로그램으로 격리병동 환자를 만날 수 있는 병문안 솔루션도 개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을지재단과 손잡고 오는 2021년 3월까지 의정부 을지대병원을 5G 스마트병원으로 구축한다. 을지대병원은 인공지능(AI) 음성녹취를 통한 의료기록 정보화, 교육 효과를 극대화시켜 주는 VR 간호 실습,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위험약품 위치 및 이동경로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한다. 또한 격리 환자의 감염을 예방하고 보호자의 실감형 원격 면회를 가능하게 해주는 360도 VR 병문안,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VR 힐링, 수면을 돕고 공기질을 체크하는 사물인터넷(IoT) 병실 등을 통해 보다 편안한 병원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하게 된다.
전세계 AR·VR 의료기술 시장은 지난 2016년 17억8420만 달러(약 2조1230억 원)에서 오는 2022년 263억9291만 달러(약 31조4037억 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2~2017년) AR·VR 기술이 접목된 의료기술 관련 특허출원의 연평균 특허출원 증가율도 49.4%로 집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홍정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oodlif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