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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무선사업 정체기에 '콘텐츠 사업' 역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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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무선사업 정체기에 '콘텐츠 사업' 역량 확대

MR 콘텐츠 제작·디바이스 판매 확대…코로나19 이후 시장 중심 변화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오큘러스 퀘스트2'. 사진=SK텔레콤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오큘러스 퀘스트2'. 사진=SK텔레콤
통신사들의 주요 먹거리인 무선사업이 힘을 잃은 가운데 콘텐츠 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의 무선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유통 시장이 재편되면서 보조금을 퍼주는 예전 마케팅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또 자급제폰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절실해졌다.

자율주행차와 기업용 솔루션, 클라우드 서비스 등 5G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한 가운데 B2C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 콘텐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콘텐츠 사업은 OTT 서비스부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까지 다양하다. 통신사들은 콘텐츠 사업을 통해 5G 이용을 촉진시켜 가입자 수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페이스북의 혼합현실(M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의 국내 유통권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2019년 페이스북과 파트너십을 맺은 후 VR기기 '오큘러스 GO'를 판매한 바 있다.

'퀘스트2'는 퀄컴 XR2 칩셋을 탑재해 기존 제품들 대비 처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켰고 디스플레이 역시 양안(兩眼) 각각 4K 해상도 지원이 가능한 1832×1920화소로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또 야구 예능프로그램 '마녀들-그라운드에 서다'를 MR로 제작하고 관련 콘텐츠를 점프AR에 공개했다. 점프AR은 SK텔레콤의 AR 플랫폼이다.

SK텔레콤은 김민경, 보미, 신수지, 박기량 등 ‘마녀들’ 주요 출연자 7명을 T타워 1층에 위치한 '점프스튜디오'에서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쳐(Volumetric Video Capture) 기술로 촬영해 AR캐릭터로 구현했다.

'점프스튜디오'는 지난해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해 설립한 아시아 최대 MR 콘텐츠 제작소다.
'점프스튜디오'는 MS의 볼류메트릭 비디오 캡쳐 기술로 인물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홀로그램 비디오로 구현하고, SK텔레콤의 'T 리얼 플랫폼'의 공간인식·렌더링 기술을 접목해 홀로그램과 현실 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콘텐츠를 완성할 수 있다.

KT 시즌이 제작한 영화 '더블패티'.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KT 시즌이 제작한 영화 '더블패티'. 사진=KT

KT는 최근 콘텐츠 전문 법인인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하고 콘텐츠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스튜디오 지니'는 KT그룹이 보유한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 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그룹 콘텐츠 사업을 총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KT의 웹소설·웹툰 전문 자회사 스토리위즈를 통해 발굴한 원천 IP를 중심으로 국내 유수의 제작사들과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속도를 낸다.

KT 스튜디오지니는 법인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상반기 중 본격적인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재 영입에도 나서고 있다.

이 밖에 KT는 통신3사 중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T의 OTT 서비스 시즌(Seezn)은 지난달 오리지널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를 극장에 개봉시켰으며 레드벨벳 아이린 주연의 영화 '더블패티'도 이달 중 개봉한다.

국내 OTT 기업 중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한 것은 시즌이 처음이다. 넷플릭스코리아도 오리지널 드라마를 제작했을 뿐 영화를 제작한 사례는 없다. 시즌은 2018년 이후 최근까지 약 14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통신사 중 콘텐츠에 가장 먼저 눈길을 돌린 기업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통신사 중 최초로 AR전문 스튜디오를 개관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서울 서초 아리랑TV 스튜디오에 자리잡은 이 AR스튜디오는 LG유플러스가 약 100억원을 투자해 설립했으며 약 100㎡ 규모에 4K 화질의 동시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30대와 전용 서버 45대, 촬영용 특수 조명 등을 갖췄다.

LG유플러스가 2019년 설립한 AR스튜디오. 사진=LG유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LG유플러스가 2019년 설립한 AR스튜디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제작과 함께 지난해 세계 최초 5G AR글래스를 출시해 디바이스 판매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U+리얼글래스는 안경을 쓰듯 기기를 착용하면 렌즈를 통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화면 사이즈는 최대 100인치 이상 확장이 가능해 스포츠 경기, 영화, 콘서트 등을 관람할 때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활용하면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나 유튜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출고가는 69만9000원이다.

U+리얼글래스는 출시 후 약 한 달만에 초도 물량 1000대를 모두 소진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LG유플러스 측은 "구글·알리바바·AT&T로부터 2조8000억원을 투자받은 해외 AR글래스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6개월간 6000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시장에서만 이룬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U+아이돌 라이브'와 'U+아이들나라'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도 공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웨이브나 KT 시즌과 달리 별도의 OTT 서비스를 하고 있진 않지만 아이돌팬과 스포츠팬, 어린이 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를 통해 제작된 콘텐츠는 U+TV를 통해서도 소개돼 IPTV 점유율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사의 이 같은 행보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통신사의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무선사업은 정체기를 맞은 반면 IPTV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시장이 축소된 반면 집콕족이 늘어난데 따른 콘텐츠 이용이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자급제 비중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유통 모델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반면 넷플릭스로 시작된 콘텐츠 시장의 확대는 통신사들에게도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숙제를 던져줬다"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