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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올해도 한국 시장은 '조용히'…영어권 콘텐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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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올해도 한국 시장은 '조용히'…영어권 콘텐츠 집중

'파친코 시즌2' 외 한국 콘텐츠 '계획없음'…아이폰 판매 위한 부가서비스 유지
애플TV+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럭'. 이미지 확대보기
애플TV+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럭'.
2023년 새해를 맞아 국내 OTT 시장이 재편되면서 다양한 콘텐츠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마지막으로 공개한 '더 글로리'의 기세를 몰아 올해도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티빙은 시즌과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고 웨이브는 HBO 독점 콘텐츠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노린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개를 앞두고 있고 왓챠 역시 매각설에서 벗어나기 위한 분위기 반등을 노린다. 쿠팡플레이도 'SNL 코리아' 새 시즌을 공개하며 화제성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국내 서비스 중인 각 OTT 서비스들이 분위기 반등을 노리는 가운데 애플TV플러스만 유난히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TV플러스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서도 구체적인 구독 가구 수나 시청시간 등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TV플러스의 목적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디바이스 판매의 시너지를 노린 것인 만큼 점유율이 그리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미국 주요 OTT 서비스들이 한국 콘텐츠를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에 기반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애플TV플러스에게 이 같은 트렌드는 남 이야기와 같다.

애플TV플러스는 2021년 11월 국내 론칭 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닥터 브레인'을 공개했지만, 이후 국내 협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한국 배우, 스탭들과 작업한 '파친코'가 큰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한국계 미국인이 연출과 제작을 맡으면서 이 드라마는 미국 작품으로 분류돼있다.

애플TV플러스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제작된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 대부분은 미국 작품이거나 영국, 캐나다 작품이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열린 에미상과 고담 어워즈 등 주요 드라마 시상식에서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와 '세브란스: 단절' 등이 각 부문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받으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도 애플TV플러스는 미국과 영국 등 영어권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펼칠 전망이다. 올해 애플은 '서번트'와 '트루스 비 홀드', '테드 래소', '파운데이션' 등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의 새 시즌을 공개한다. 이와 함께 '파친코' 시즌2도 제작에 돌입해 올 연말이나 내년 중 공개 예정이다.

이 밖에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엑스트라폴레이션', '울: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 등 새로운 드라마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애플TV플러스는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 공개한 영화 '코다'는 지난해 2월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색상을 수상했다. 오스카상 작품상은 넷플릭스도 꾸준히 도전하고 있지만, 애플TV플러스가 이 부문에서 먼저 왕좌를 차지했다. 올해 공개한 '레이먼드와 레이', '해방' 등도 올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애플TV플러스는 올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나폴레옹'과 마틴 스콜세지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등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잇달아 공개한다. 또 덱스터 플레처의 '고스티드'나 매튜 본의 '아가일' 등 개성있는 감독들의 신작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애플TV플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질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조용히 성과를 낼 전망이다. 다만 올해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재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처음부터 아시아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만큼 한국 콘텐츠에는 관심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인 '닥터 브레인'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파친코' 역시 우수한 작품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이것이 한국 콘텐츠의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애플 입장에서는 아이폰 3차 출시국인 데다 삼성전자에 점유율도 막혀있어서 큰 자본을 투입할 만큼 공들일 시장은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