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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넷플릭스 vs 나머지'…글로벌 시장 노린 콘텐츠 반격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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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넷플릭스 vs 나머지'…글로벌 시장 노린 콘텐츠 반격 펼쳐질까?

넷플릭스·디즈니+·티빙·웨이브, 하반기 오리지널 콘텐츠 준비
대형 블록버스터부터 가성비 드라마까지…"국내외 입맛 겨냥"

국내 OTT 시장은 사실상 '넷플릭스 vs 나머지'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가 1173만명으로 독보적 1위를 지킨 가운데 티빙(490만명), 쿠팡플레이(429만명), 웨이브(380만명), 디즈니플러스(181만명), 왓챠(74만명) 순이다. 2~4위 OTT의 MAU를 다 합쳐야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용자 편차는 여전히 크고 적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글로벌 이용자 확보를 위해, 국내 OTT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들은 올해 하반기 어떤 오리지널 콘텐츠로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려고 할까?
4분기 공개 예정인 '스위트홈' 시즌2 스틸컷.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4분기 공개 예정인 '스위트홈' 시즌2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인기 IP 새 시즌부터 블록버스터 드라마까지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는 이제 나오기만 하면 비영어권 글로벌 1위를 차지한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기세를 굳히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인기 드라마의 새 시즌을 공개한다. 그 포문을 여는 드라마는 'D.P' 시즌2가 될 예정이다.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의 일상을 담은 이 드라마는 2021년 8월 공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정해인과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가 그대로 출연하고 김지현, 최현욱, 지진희가 새롭게 합류했다.

'D.P' 시즌2에 이어 4분기에는 '스위트홈' 시즌2가 공개된다. 괴물이 출연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를 다룬 이 드라마에는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박규영 등 전편 출연진이 그대로 출연하고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진영이 새롭게 출연한다.

이들 작품을 시작으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인기 드라마의 시즌2를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새 시즌 외에 웹툰 원작 드라마도 대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수지, 양세종 주연의 '이두나!'와 박보영, 연우진 주연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그동안 넷플릭스가 '안나라수나마라', '택배기사', '좋아하면 울리는', '지옥: 두 개의 삶' 등 웹툰 원작 드라마로 이끈 성공 신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7월 '형사록' 시즌2로 하반기 포문을 연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이성민이 주연한 형사 스릴러 드라마인 '형사록'은 탄탄한 각본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이어 디즈니플러스 론칭 단계부터 기대감을 모은 '무빙'이 드디어 올 하반기 공개된다. 원작 웹툰 작가인 강풀이 극본에 직접 참여한 '무빙'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제작비도 500억원으로 한국 드라마 중 유례없는 블록버스터 작품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 남주혁, 유지태 주연의 동명 웹툰 원작 드라마 '비질란테'와 임세미, 지창욱 주연의 '최악의 악'도 하반기 공개 예정이다. 권상우, 김희원, 이상이 주연의 드라마 '한강'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이제, 곧 죽습니다'의 주연 서인국(왼쪽), 박소담. 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아티스트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티빙 오리지널 '이제, 곧 죽습니다'의 주연 서인국(왼쪽), 박소담. 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아티스트컴퍼니

티빙·웨이브, 적자폭 축소 숙제…글로벌 무대 겨냥 콘텐츠 채비

지난해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존폐 위기에 놓인 티빙과 웨이브는 글로벌 무대를 겨냥한 가성비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국산 OTT 2위에 오른 쿠팡플레이가 오리지널 콘텐츠보다는 스포츠 생중계에 공을 들인 반면 티빙과 웨이브는 콘텐츠 기획·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플러스와 협업하면서 '욘더'와 '몸값'으로 글로벌 무대를 노크했다. 여기에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 주연의 '운수 오진 날'과 내년 공개 예정인 전종서 주연의 '우씨왕후'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

또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제, 곧 죽습니다'도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제, 곧 죽습니다'는 삶과 죽음을 오가는 판타지 휴먼 드라마로 '고백부부', '18어게인'을 연출한 하병훈 PD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서인국, 박소담이 출연한다.

예능 강자 tvN의 DNA를 이식받은 티빙은 예능 콘텐츠에도 힘을 주고 있다. 곧 공개를 앞둔 '브로마블'은 이승기, 유연석, 이동휘 등이 두바이로 떠나 펼치는 블록버스터 예능이다. 하반기 공개를 앞둔 '소년 소녀 연애하다'는 1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하이틴 리얼리티로 넷플릭스의 '19/20'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적자폭이 확대된 이후 대규모 블록버스터 콘텐츠 제작보다 가성비를 앞세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공개된 '약한영웅 class1'과 '피의 게임2'가 화제성을 확보하면서 앞으로 콘텐츠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피의 게임2'는 5월 셋째 주 기준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웨이브는 올 하반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 드라마 '거래'를 제외하면 영화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거래'는 영화 '낫아웃'으로 한국영화 신예 감독으로 떠오른 이정곤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우연히 위기에 빠진 20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스릴러 시리즈다. 유승호와 김동휘, 유수빈이 출연해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말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을 공개한 바 있다. 극장에서는 '아바타: 물의 길'과 '영웅'의 장기 집권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웨이브에서는 영화 부문 흥행을 견인했고 해외 42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도 거뒀다.

하반기 공개를 앞둔 영화 '데드맨'은 '바지사장'의 세계를 다룬 범죄 스릴러 영화로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각본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용감한 시민'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경이로운 소문'의 여지나, 현충열 작가가 참여했다. 신혜선과 이준영이 출연하고 연출은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의 박진표 감독이 맡았다.

웨이브 오리지널 '박하경 여행기'. 사진=웨이브이미지 확대보기
웨이브 오리지널 '박하경 여행기'. 사진=웨이브

국내 OTT '처지는 다르지만, 같은 곳 바라본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한국 OTT 서비스는 현재 사정이 다르지만, 글로벌향 콘텐츠를 만든다는 목표는 같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아시아 시장에서 통하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 지역 가입자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고 티빙과 웨이브는 가입자 증가가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다만 여전히 대규모 제작비를 투자하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달리 티빙과 웨이브는 아이디어를 앞세운 가성비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웨이브는 지난 24일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를 한국과 미국(KOCOWA), 일본(NTT도코모 레미노)에 공개했다. 한국 곳곳의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낸 '박하경 여행기'는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국 여행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티빙은 당장 콘텐츠 전략을 수정하지 않고 있지만, 적자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공개한 '아일랜드'는 같은 시기 공개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화제성을 빼앗겼고 기대작이었던 '방과 후 전쟁활동'도 마지막 회 때문에 팬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하이틴 멜로 드라마인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이 현재 방송 중이고 '더 타임 호텔', '만찢남', '웹툰싱어' 등이 예능으로 방송됐지만, 화제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미국과 한국의 OTT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두고 서로 다른 의미의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