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소녀 게임' 연 매출 3조원 시대…거대시장 중국 '노크'

글로벌이코노믹

'미소녀 게임' 연 매출 3조원 시대…거대시장 중국 '노크'

中 원신, 日 우마무스메, 韓 블아·니케 등 '각축전'
판호 발급으로 열린 中 시장…매출 성과 확대 기대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개발한 '원신'은 지난해 글로벌 앱마켓과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로컬 앱스토어와 PC·콘솔을 더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연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호요버스 '원신' 공식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개발한 '원신'은 지난해 글로벌 앱마켓과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로컬 앱스토어와 PC·콘솔을 더할 경우 3조원 이상의 연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호요버스 '원신' 공식 트위터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는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 호요버스의 연 매출을 한국 대표 게임사 3N·1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와 비교하면 어느 순위에 올라갈까.

중국 국영 신문 광명일보가 발표한 호요버스의 2022년 매출은 273억위안(약 4조9250억원)이었다. 같은 해 한국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넥슨의 3537억엔(당시 환율 기준 3조3946억원)은 물론, 유럽 최대 게임사로 꼽히는 스웨덴 엠브레이서 그룹의 376억크로네(약 4조6000억원)마저 뛰어넘었다.

호요버스의 매출 대부분은 게임에서 나온 것으로 짐작된다. 호요버스는 '붕괴' 시리즈의 '붕괴학원2', '붕괴 3rd'와 미소년들이 대거 등장하는 남성향 게임 '미해결사건부' 등을 개발·운영하고 있으나, 회사를 대표하는 IP는 '원신'이다.

2020년 9월 정식 서비스를 개시해 올해 출시 3년차를 앞둔 '원신'은 이른바 'AAA급 게임'의 대명사로 꼽히는 오픈월드 어드벤처 콘텐츠에 서브컬처 수집형 비즈니스 모델(BM)을 결합한 유형의 게임이다. 남녀 캐릭터가 고르게 분포됐으나, 캐릭터 기원(뽑기) 매출은 대부분 여성 캐릭터에 집중돼 미소녀 게임, 내지는 남성향 게임으로 여겨진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원신은 지난해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기준 17억달러(약 2조2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텐센트 앱마켓 등 중국 로컬 앱스토어나 PC·플레이스테이션 버전 등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인 만큼, 이들을 합치면 실제 매출은 한화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짐작된다.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공식 유튜브

서브컬처는 직역하면 '하위문화'로, 흔히 일본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을 착용한 콘텐츠를 일컫는다. 게임에선 미소년 혹은 미소녀가 다수 등장하며, 이들을 확률형 아이템 기반 뽑기를 통해 수집하는 이른바 '수집형 RPG' 장르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물론 한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3국에서 서브컬처는 이름만 '하위 문화'일 뿐, 게임 분야에선 사실상 주류에 올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서브컬처 게임들이 자리 잡는 것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원신 외에도 일본 대표 서브컬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2021년 일본에 선제 출시 후 지난해 6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한국, 코모에게임즈를 통해 대만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양국 서비스 개시 후 일본을 포함 3국에서 7억5600만달러(약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산 게임 중 이 두 게임의 대항마로는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넥슨 '블루 아카이브' 등이 꼽힌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니케는 지난해 11월 4일 글로벌 출시 후 7개월간 누적 매출 4억달러(약 5200억원) 돌파했다.

또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2월 일본 선제 출시, 같은 해 11월 국내 등 글로벌 출시됐으며 올 1월까지 약 2년간 2억4000만달러(약 3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승리의 여신: 니케' 공식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승리의 여신: 니케' 공식 페이스북

서브컬처 게임들은 올해 들어 중국이라는 대형 시장이 열림에 따라 더욱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온라인 게임 출판(출시) 허가 심사 번호, 이른바 외자판호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우마무스메, 블루 아카이브 등이 판호를 취득했다.

올해 처음 중국 시장에 도전한 것은 스마일게이트의 서브컬처 턴제 전략 RPG '에픽세븐'이다. 총 400만명 이상의 사전 예약자를 모았으며 6월 20일 출시 직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기준 매출 최고 9위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는 3~4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올 8월 3일 중국 현지 출시를 확정지은 블루 아카이브 역시 330만명 이상의 사전 예약자를 모으며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일본에서 출시 2년을 넘긴 후에도 애플 매출 1위를 오르게 만든 전력이 있는 퍼블리셔 요스타가 중국의 배급도 맡은 만큼 장기 흥행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사진='블루 아카이브'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블루 아카이브' 공식 사이트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블루 아카이브는 중국 출시 직후 매출 순위 10위 이내, 장기적으로도 10위권 중후반의 성과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구체적 매출로는 "2024년 기준 일일 10억원대"를 제시했는데, 이를 연매출로 환산하면 약 3650억원이다.

앞서 언급한 '니케'나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출시한 '에버소울' 등은 아직 판호를 취득하지 못했다. 중국의 미디어 검열 기구 국가광파전시총국은 지난해 12월 외에도 올 3월 외자판호를 발급해 게임업계에선 6월 이내 추가로 판호가 발급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으나, 실제 발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메리츠증권은 중국 정부의 동향에 대해 "중국 내 빅테크들의 실적에 대한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6월 외자 판호 발급 기대감은 엇나갔지만 게임은 명실상부 IT 기업들의 캐시카우인 만큼 발급 재개 등 환경 개선 정책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