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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선도하는 AI와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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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선도하는 AI와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혁신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일상 업무 개선, 신약과 신소재 개발 등 각종 산업의 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는 속도가 빨라지고, 그 비중도 급격히 늘고있다.

미국의 대표 빅테크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그 중 하나다. 최근 MS는 AI를 활용해 전고체 배터리에 들어가는 신소재를 발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미국 에너지부 산하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PNNL)와 공동으로 분자과학에 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사용해 3200만 종류의 후보 재료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의 전해질에 적합한 총 18종류의 신소재를 발견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종래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파열이나 발화의 위험이 낮고 효율도 우수해 '차세대 배터리'의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시뮬레이션 결과 새로운 소재는 전하를 운반하는 매체의 일부에 나트륨을 사용함으로써 리튬의 사용량을 종래보다 70%나 줄일 수 있었다.

MS는 이번에 발견한 18가지 후보 중 하나에 대해 이미 재료 합성에도 성공했으며, 실제로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을 만들어 각종 성능 평가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리튬의 가격이 크게 변동하는 가운데, 바닷물이나 소금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트륨을 사용하면 배터리 제조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연구 기간을 크게 단축하고, 리튬 사용량을 70% 줄이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S와 PNNL은 AI를 사용해 종래 방식으로 2년이나 걸릴 연구기간을 단 2주로 줄였다.

물론, AI가 제시한 결과가 100%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MS와 PNNL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엄밀한 시뮬레이션과 사람의 평가 등을 거듭해 최종적인 후보 물질의 수를 좁혔다. 이 가운데 5종류는 이미 발견된 소재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기존 통설을 뒤집고, 나트륨 이온과 리튬 이온이 고체 전해질 내에서 서로 돕는 행동을 하는 것도 밝혀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소재 개발 방법은 ‘머티리얼즈 인포매틱스(MI)’라고 불린다. MI는 각종 신소재나 신약 개발 등의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감에 의지해 실험을 반복해 온 관행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자 부품, 에너지 저장 장치, 바이오 의약품 등에 들어갈 신소재 수요가 증가함에따라 MI를 활용한 신소재 개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50년까지 관련 시장은 약 800억 달러(약 107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혁신의 수단으로 주목받는 또 다른 기술은 양자 컴퓨터다.

MS는 고성능 양자 컴퓨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화학 분야 시뮬레이션의 정밀도를 현재의 100배로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개발 및 공개된 양자컴퓨터는 아직 오류가 많아 실제로 과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용도로 쓸 수 없는 상태다. 과학자들은 고도의 과학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MS는 시뮬레이션에 의한 소재 개발 속도를 더욱 가속하는 수단으로 양자 컴퓨터의 연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AI 성능과 양자 컴퓨팅 능력을 고도화함으로써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소재의 개발 범위를 헬스케어, 소비재, 재생 가능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책임자(CEO)는 “250년분의 화학과 재료과학의 진보를 25년으로 압축해 과학적 발견을 더 빨리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MS의 이런 도전이 성공하면 첨단 기술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 중에서도 애플을 뛰어넘어 '시가총액 4조 달러'를 가장 먼저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