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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선 이어폰 가격 5년 만에 40% 상승…'계속 켜놓는' 수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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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선 이어폰 가격 5년 만에 40% 상승…'계속 켜놓는' 수요 증가

젊은 층, 장시간 착용으로 '기능성'과 '형태' 변화 가속화
음성 콘텐츠 시장도 4배로 확대…ASMR 인기도 급상승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무선 이어폰이 단순한 음악 감상을 위한 도구를 넘어 끊임없이 연결된 삶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무선 이어폰이 단순한 음악 감상을 위한 도구를 넘어 끊임없이 연결된 삶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무선 이어폰 가격이 최근 5년 만에 4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폰은 단순히 음악 감상을 위한 도구를 넘어, 동영상 시청, 온라인 회의 등 모든 온라인 콘텐츠와 연결되는 필수 아이템으로 진화하면서 기능과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어폰을 '계속 켜놓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가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만 엔 이상 제품, 인기 가격대로 자리매김


2월 초 도쿄 시내 가전 양판점에서 이어폰 교체를 고려하던 20대 여성은 "하루 6시간 정도 착용하고 있어서 음질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좋은 1만~2만 엔(약 8만5000원~17만 원)대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1000엔(약 8800원)대 이어폰도 선택지였지만, 최근에는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나 외부 소리를 차단하지 않는 '외음 차단' 기능 등 고급 기능을 탑재한 1만 엔(약 8만5000원) 이상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조사기관 BCN에 따르면 2023년 무선 이어폰의 평균 단가는 약 1만3000엔(약 11만5600원)으로 최근 5년간 40% 이상 상승했다. 국내 판매량에서 1만엔(약 8만5000원) 이상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47%로 19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가전 양판점 빅카메라에서도 고급형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인기 판매 가격대가 2023년 1만 엔 미만에서 현재 1만 엔 이상으로 상승했다.

'끊김 없이 연결된' 삶, 무선 이어폰 시장 성장 견인

애플의 '에어팟(AirPods)'이나 소니의 최상위 기종인 'WF-1000XM5'는 약 4만 엔(약 35만6000원)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소니)으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고가 제품이 잘 팔리는 배경에는 무선 이어폰 사용 방식의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음악을 들을 때만 착용했던 이어폰은 이제 끊김 없이 연결된 삶을 위한 필수 도구로 자리잡았다.

양 귀가 독립된 완전 무선 이어폰이 등장한 2016년경에는 이어폰의 배터리 구동 시간이 3~4시간 정도였지만, 현재는 10시간 이상 지속되는 제품도 적지 않다. 전화, 온라인 회의, 음악 및 동영상 시청 등 이어폰을 사용할 기회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장시간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용법이 확산되고 있다.

항상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에게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와 같은 느낌으로 이어폰이 몸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장시간 사용, 귀 건강에 악영향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NTT소노리티의 2023년 6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폰 사용 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30%에 달했으며, 하루 평균 사용 시간도 40%가 1시간을 넘었고, 12시간 이상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이어폰을 장시간 착용하면 외이도가 막혀 통증, 가려움증,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큰 소리로 음악을 들으면 청력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휴식과 음량 조절이 중요하다.

음성 콘텐츠 시장 4배 확대, ASMR 인기 급상승


이어폰 사용 증가는 음성 콘텐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1년 인터넷 음성 서비스 시장 규모는 322억 엔으로 2019년 대비 약 4배 성장했다. 아마존 재팬의 'Audible'과 같은 음성 낭독 서비스는 배우와 성우의 낭독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3년 5월까지 회원 수가 67% 증가했다.

청각 자극을 기분 좋게 느끼는 ASMR 콘텐츠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음식 먹는 소리, 속삭이는 목소리 등 ASMR 전용 이어폰도 출시되고 있다.

무선 이어폰은 단순한 음악 감상 도구를 넘어 끊김 없이 연결된 삶을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과도한 사용은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보 중독과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사용과 적절한 휴식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선 이어폰은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이지만, 현명하게 사용해야 그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