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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AI'는 핑계…'팬데믹 인력 과잉'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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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AI'는 핑계…'팬데믹 인력 과잉'이 본질

1월에만 1만9350명 일자리 잃어
IT 업계, 2월에도 대량해고 잇따라
"인력 감축 원인은 경영진들의 비용 절감"

IT 업계의 인력 감축이 잇따르는 가운데 원인 중 하나로 'AI'가 지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IT 업계의 인력 감축이 잇따르는 가운데 원인 중 하나로 'AI'가 지목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올해도 IT 업계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3년째 계속되는 인력 감축 이면에 인공지능(AI) 실무 도입이 있다는 설명이지만 AI는 해고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구글이 21일(현지시간) 개방형 AI 젬마를 공개한 데 이어, 또 한번의 정리 해고를 단행하는 수순이 포착됐다. 22일 제미나이 개발을 담당하던 앨릭스 코언이라는 이름의 직원이 개인 SNS 계정인 X(옛 트위터)에 구글이 자신을 해고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
지난해 공개된 더 인포메이션의 보고서에서 구글이 AI 활용에 따른 효율 증가로 3만 명에 달하는 직원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어, 이번 해고가 또 다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리자드 인수에 이어 게임사업부 직원 1900명을 해고했다. 아마존 역시 지난 1월 OTT 및 스튜디오 부서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정리했고 트위치 직원의 약 35%에 해당하는 최소 500명의 인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1월에만 1만9350명의 IT 업계 인력 감축이 이뤄졌으며 2월에도 파이어폭스 개발사 모질라와 시스코, 스냅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정리 해고 수순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AI'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고도화에 따라 실무 도입이 가능해졌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는 논지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AI를 구조조정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AI는 보기 좋은 구실일 뿐 본질에서 엇나가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파비안 스테파니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원은 "AI와 맞서 싸우는 것은 멋진 커버스토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영진이 내외부 인건비를 줄여 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한 단순한 경제적 역학 관계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역시 같은 견해를 보였다. 지난 16일 '모닝 브루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IT 업계의 연이은 구조조정이 AI와 관계가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대해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메타를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초과 채용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인력 감축을 통한 조직의 '군살'을 빼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메타 역시 재능 있는 많은 인재들과 이별하며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슬림해지는 것이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도 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절감한 비용이 다시 AI 개발을 위한 경력직 엔지니어 모집에 사용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 기술을 갖춘 AI 인재 채용 공고가 전체 IT 채용 공고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업이 AI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두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편, 팬데믹 이후 IT 업계의 일자리 감축을 추적해온 스타트업 레이오프(Layoffs)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3만2000명의 IT 업 근로자가 2024년에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에는 총 26만273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당분간 IT 업계 인력 감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빅테크 기업들의 해고 러시는 거리낌 없는 '해고 문화'를 업계 전반에 퍼트리며 이를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yuu9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