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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보다 무섭다" 알리·테무 공세에 네이버 최수연호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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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보다 무섭다" 알리·테무 공세에 네이버 최수연호 '흔들'

최수연 대표, 2년 연속 최고 매출 갱신에도 성과급 0원
증권가 C-커머스에 네이버 '커머스' 가치 하락 우려

지난해 8월 24일 단: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네이버 최수연 대표.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8월 24일 단: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네이버 최수연 대표. 사진=네이버
중국 이커머스, 이른바 C-커머스의 공세가 '인공지능(AI)' 보다 무섭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점유율을 급속도로 높여가며 네이버를 흔들고 있다. 네이버는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대비 17.8% 감소하며 최수연호의 항해가 거센 폭풍우와 맞닥뜨린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시가 총액이 18일 종가 기준 29조899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말 36조3795억원에 비해 1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6조4801원이 증발한 수치다.
카카오의 경우 50조1860억원에서 47조3172억원으로 2조868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카카오가 네이버에 비해 낮은 감소 폭을 보인 이유로 '커머스'가 지목된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비중이 카카오 보다 높은 만큼 영향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부진한 주가로 인해 지난해 최수연 대표는 전체 보수의 45%를 차지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받지 못했다. 성과급이 0원을 기록한 셈. 2년 연속 네이버의 최고 매출 갱신을 이끌었으나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으로 예상치 못한 난항을 맞았다.

증권가 리포트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속속들이 확인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에 따라 네이버 커머스 사업부의 가치 하락 우려가 커진다며, 이로 인해 네이버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발행한 보고서에서도 역시 중국 직구 국내 진출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며 2023년 기준 국내 C-커머스(차이나 커머스) 규모가 3.3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6년 1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6배가 넘는 성장치다. 이에 따른 네이버, 쿠팡 등 국내 주요 커머스 플랫폼들에 대한 지속적인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국내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짝퉁 및 저급 제품 등으로 적잖은 논란을 빚고 있음에도 C-커머스가 급진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적지 않은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동일한 중국산 제품을 지나치게 비싸게 판매하는 데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네이버 △쿠팡 등에서 팔리는 동일 상품 대다수는 '국내 플랫폼' 쪽이 최소 3~4배가량 비싸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선 검색 후 구매'가 이미 인터넷 쇼핑 꿀팁으로 돌고 있다. 먼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의상이나 물품을 발견하면 사진을 캡처해 저장한다. 이후 구글에서 해당 사진으로 이미지 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알리나 테무 등에서 동일한 제품이 더욱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구매가 이뤄지니 알리 점유율이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로 인해 네이버 커머스 사업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증권가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점차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한다기보다는 고객 편의를 위해 자사 커머스 기능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직구의 최대 단점인 장기 배송의 시간 단축을 위해 올해 안으로 한국 내 물류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 셀러의 글로벌 판매 지원과 교환·환불 등 소비자 보호 강화까지 3년간 11억달러(약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최근 한국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