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빗썸은 국내 2위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세간의 평가가 무색할 만큼 점유율이 쪼그라들었다. 업비트의 점유율이 80% 후반까지 치솟을 때 빗썸의 점유율은 10%가 붕괴돼 8~9%로 내려앉았다. 오랫동안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를, 그리고 업비트의 급성장 속에서도 업비트를 견제하는 2위 거래소의 자리를 수 년간 견고히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빗썸은 곧 닥칠 상승장을 대비하기로 결심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쳤다. 주 수입을 모두 포기하는 초강수를 두는 대신, 이용자 확보에 힘을 쏟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현재 빗썸의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27일 암호화폐 정보포털 코인힐스에 따르면 국내 기준 업비트의 점유율은 약 73.37%이며 빗썸은 23.99%다.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던 중에는 점유율이 30%를 넘어선 적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수료 무료에 따른 특수였기에 이를 배제하고 수수료 유료였던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여기에 거래수수료를 0.04%로 낮춰 수수료 유료화를 재개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며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빗썸 측이 구체적인 거래대금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지난해보다 수수료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상장에 무척 유리하게 작용한다.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야 증권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도 다분히 낙관적이다. 빗썸코리아는 2020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없고 회계기준도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중도 철회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서 승인된데다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이용자 보호법이 제정되는 등 부재했던 산업 규제도 기틀이 잡혔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