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27일(현지시각)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연설에서 그동안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게리 겐슬러 연방거래위원회 (SEC) 위원장을 해임하고, 친 암호화폐 인사를 그 자리에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슈빌 연설 이후 공화당에선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지원하는 새로운 법안이 발의됐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그 인식이 바뀐 것은 2022년부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진 빌 잔커(Bill Zanker) 러닝아넥스 설립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트럼프에게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을 제안했지만 그는 처음에 거부감을 보였다. 그 후 2022년 12월 다시 한 번 같은 제안을 했고 그제서야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트럼프는 이를 계기로 암호화폐를 공부했고 이더리움 작동 방식을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잔커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호화폐로 정치후원금을 받는 아이디어를 냈으며, 현재 4차 NFT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미국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 연구소 통화금융대안센터 명예소장 조지 셀긴(George Selgin)은 루미스 의원의 법안과 관련해 "해당 법안은 은행 준비금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미 재무부가 비트코인 100만개(약 640억달러)를 현재 가격에 매입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라면서 "재무부가 보유 중인 금을 담보로 증서를 발행해 현재 시장가로 100만 BTC를 획득할 수 있는 자금을 얻을 수 있지만, 이러한 준비금 설정은 상업은행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WisdomTree)의 요나단 스테인버그(Jonothan Steinberg)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 연설을 통해 암호화폐 업계 내 규제 명확성을 약속했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그보다 더 야심차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규제 명확성에 대한 약속은 암호화폐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금융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는 주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일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Mizuho Financial Group) 총괄 애널리스트 댄 돌프(Dan Dolev)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암호화폐 지지 발언이 실제로는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등 정치적 개입이 암호화폐 시장에 불확실성 및 리스크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이것들은 정치적 토론에서 분리하는 것이 안정성 및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