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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시민단체 반대에도…미디어, '이승만 띄우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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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시민단체 반대에도…미디어, '이승만 띄우기' 분주

KBS, 광복절 79주년 기념 '기적의 시작' 방영
티빙·왓챠, 이승만 콘텐츠 '건국전쟁' 등 공개
관계자 "정치색 짙은 콘텐츠 지양할 필요있어"

KBS가 79주년 광복절 기념으로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을 방영한다. 사진=네이버영화이미지 확대보기
KBS가 79주년 광복절 기념으로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을 방영한다. 사진=네이버영화
미디어의 '이승만 띄우기'가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KBS는 광복절 특집으로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을 방영한다고 밝혔다. 티빙, 왓챠, 웨이브 등 OTT들도 구독 제공, 추가 결제 등의 형태로 이승만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 '콘텐츠 다양성'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미디어 업계는 '콘텐츠 다양성'을 이유로 이승만 대통령의 다큐멘터리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KBS는 광복절 79주년을 기념해 '독립영화관' 코너를 목, 금 연속 편성해 15일 이승만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을 방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작품은 이승만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일대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공교육을 통해 친일파, 독재자로 알려져 있는 그가 실제로 그러한 행적을 보였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담았다.

하지만 감독의 제작 의도, 설명과는 달리 '기적의 시작'은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라는 이유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 선정을 거부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국사에서 검증이 끝난 인물과 주제이며, 내용 역시 널리 알려진 역사 왜곡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KBS 노조와 불교계, 시민단체 등은 '기적의 시작' 편성을 취소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작품이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미화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KBS 노조는 일찍이 사측이 '기적의 시작' 방영권을 구매했을 때부터 해당 작품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기적의 시작')이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객관성이 모자란 것은 물론 독립영화 기준에도 못 미치고 다큐 영화로 볼 수 없으며, 종교 편향적이며 국론을 분열시키는 영화"라고 비판했다. 메이저 플랫폼과는 대조적이다.

이승만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포스터와 내용 중 일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승만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포스터와 내용 중 일부. 사진=연합뉴스

제주4.3단체 및 유족회 등 40개 단체로 이뤄진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도 같은 날 오는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 영화 '기적의 시작'을 방영할 계획인 것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KBS는 이승만 찬양 영화 방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방영까지 3일을 남겨둔 현재 다큐멘터리 방영 금지를 촉구하는 단체들의 입장문이 잇따르고 있으나 KBS는 여전히 묵묵부답인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OTT 역시 이승만 다큐멘터리를 서비스 중이다.

티빙과 왓챠에서는 지난 5월부터 '기적의 시작'을 비롯해 '건국전쟁' 콘텐츠가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공개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개봉한 건국전쟁 또한 '역사왜곡'이라는 논란에 휘말려 있는 작품이다.

타 플랫폼의 경우 '기적의 시작'은 쿠팡플레이·네이버 시리즈온·유튜브·U+모바일tv에서, '건국전쟁'은 쿠팡플레이·네이버 시리즈온·유튜브·웨이브·U+모바일tv에서 추가 결제를 통해 구매할 시 감상할 수 있다.

해당 작품 소개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북한과 남한으로 갈라섰는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던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 1세대들의 희생과 투쟁을 조명했다'고 표기돼 있다. 언급된 이승만 관련 다큐멘터리는 각각 평점 8.88, 9.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 중에 있다.

관람평도 찬양 일색이다. "거짓 선전 선동으로 가려지고 왜곡된 부분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귀한 사료들로 가득해 너무도 감동적이다", "감상 댓글 가관이네 참 열심히들 산다" 등 작품을 재밌게 봤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OTT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키노라이츠와 왓챠피디아에서는 기적의 시작 1.5점, 건국전쟁 2.4점을 기록하며 혹평으로 점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본 관객들은 "역사적으로 독재를 했고,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검증이 끝났다. 이런 선동물을 만들어도 바뀔 사실은 없다"며 냉담한 리뷰가 주를 이뤘다.

이처럼 다큐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관련 업계 관계자는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춰 구독자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한 플랫폼의 정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치색 짙은 콘텐츠는 서비스를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