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긴급위치정보 성능 대폭 개선
알뜰폰 반박에도 소비자 인식 제자리
알뜰폰 반박에도 소비자 인식 제자리

"알뜰폰은 저렴해서 좋지만, 재난 상황에서 구조가 어렵다던데…" 핸드폰 통신사를 바꾸려던 기자는 지인에게 이 같은 말을 들었다.
최근 경북·경남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구조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좌우하는 이동통신사의 위치정보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알뜰폰은 구조가 어렵다’는 우려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술 발전으로 알뜰폰도 통신망과 단말기 성능 면에서 구명·구조 대응에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8일 발표한 '2024년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측정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기지국, GPS, 와이파이 기반의 긴급위치정보 성능은 전년 대비 전반적으로 대폭 향상됐다. 기지국 방식의 위치 정확도는 52.3m에서 25.0m로, 위치 응답시간은 3초에서 1.4초로 개선됐다. 와이파이 방식의 위치 기준 충족률은 98.9%, GPS 응답시간은 1.7초로 단축돼 '1초 구조 시대'를 가시화 했다. 통신 3사 가운데 KT는 기지국 방식에서 1.0초의 최단 응답시간을 기록했으며, SK텔레콤은 GPS와 와이파이 위치 정확도에서 각각 8.6m, 14.5m로 최고 성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신영규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긴급 구조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와는 별개로,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여전히 "알뜰폰은 구조가 어렵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이는 알뜰폰 도입 초기 실제 존재했던 기술·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알뜰폰은 GPS와 와이파이 기반의 긴급 위치정보 전송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미비해, 구조기관이 기지국 정보에만 의존해야 했다. 이로 인해 위치 오차 범위가 500m에서 최대 4km에 달했던 사례도 존재했다. 여기에 중소 사업자가 많은 알뜰폰 업계는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해 야간이나 주말 긴급 대응이 어렵고, 가입자 실명 정보 조회도 제한돼 구조 지연의 원인이 되곤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상당 부분 기술 발전으로 해소됐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3G 이하 구형 단말기 시절에는 GPS 오차범위가 컸지만, 지금 5G 시대에는 오차 범위가 20m 내외로 좁아져 문제없이 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뜰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알뜰폰’이라는 명칭의 혼동이 꼽힌다. 실제로는 '알뜰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이동전화 서비스'를 의미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이를 별도 기종이나 저성능 단말기로 오해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이러한 인식이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정보 습득이 빠르지만, 40~50대는 기존 통신사 외 다른 선택지를 잘 모른다"며 "중소 사업자가 많아 대규모 홍보가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인식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 중 하나의 망을 선택해서 빌려쓰는 구조이기 때문에, 위치 정보 성능에 (이동통신 3사와) 차이가 없다"며 "다르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외산폰'이라 불리는 외국산 단말기상의 한계 지점은 남아있어 유의해야 한다. 실제 외산폰과 자급제 단말기, 유심(USIM)이동 단말기 등 총 85종에 대한 방통위의 품질 측정 결과에 따르면, 긴급구조 요청 시 애플과 샤오미 등의 외산폰에는 여전히 이동통신 3사 측위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아 Wi-Fi 위치정보는 제공되지 않았고, ‘기지국’을 통한 위치정보만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샤오미 단말기는 KT 망을 이용하는 경우에만 GPS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