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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도입 '네·토' vs. 단말기 없앤 '카·당'…상이한 간편결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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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도입 '네·토' vs. 단말기 없앤 '카·당'…상이한 간편결제 전략

네이버, 단말기와 리뷰·예약·쿠폰 연결
토스, 얼굴만으로 결제 '페이스사인' 도입
카카오페이는 단말기 없이 QR코드 고도화
당근도 '당근페이'에 현장 결제 기능 추가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계산대 옆 모니터에 카카오페이와 관련한 홍보 이미지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와 함께 카카오머니 중심의 생태계 락인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김지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계산대 옆 모니터에 카카오페이와 관련한 홍보 이미지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와 함께 카카오머니 중심의 생태계 락인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김지유 기자

최근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 플랫폼들의 오프라인 결제 시장 경쟁이 뜨겁다. 네이버페이(Npay)와 토스(Toss)는 단말기 기술 고도화를 앞세웠고, 카카오페이(Kakao Pay)는 별도 기기 없는 QR결제로 소상공인 공략에 나섰다.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도 현장 결제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단말기 중심의 기술 고도화 전략이다.

네이버페이는 올해 안으로 QR과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근거리무선통신(NFC), 얼굴인식 기반 '페이스사인' 등 모든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통합형 단말기 '커넥트(CONNECT)'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는 "'커넥트'는 향후 새롭게 도입되는 결제 기술도 모두 수용하는 디바이스로서, 모든 가맹점이 가장 선도적인 결제·예약·주문 등의 서비스를 방문객에게 비용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촌의 한 카페와 식당의 계산대에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를 안내하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소비자들은 한 매장에서도 여러 페이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사진=김지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촌의 한 카페와 식당의 계산대에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를 안내하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소비자들은 한 매장에서도 여러 페이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사진=김지유 기자

네이버는 단말기를 자사 리뷰·예약·쿠폰 시스템과 연동해 사용자 이탈을 줄이는 '록인(Lock-in)'효과를 강화하고, 테마파크, 경기장 등으로 확장 연결할 계획이다. 조재박 네이버페이 이노비즈 부사장은 "Npay 금융서비스의 핵심가치는 사용자들의 생활 목표를 이해하고, 이를 최적의 금융수단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는 단말기 보급에서 한 발 앞서 있다. 2023년 출시된 전용 단말기 '토스플레이스'는 약 2년 만에 가맹점 수 10만 곳, 결제액 약 1조500억 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를 시범 운영 중으로, 수도권 편의점 등 약 2만 개 매장에 도입했다.

페이스페이는 전용 단말기에 얼굴을 비추는 방식으로, 핸드폰에서 별도의 페이 앱을 찾아 켜고 결제하는 시간보다 감축된 시간 경험을 제공한다.

토스 측은 "현재 편의점이나 식당 뿐 아니라 학원 수강료 등도 얼굴로 결제하고 있다"며 "향후 사용자 일상 전반으로 '비접촉 결제 경험'을 넓혀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는 별도의 자체 단말기 도입보다 시스템을 활용한 무형화 전략 양상을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카페에 놓인 토스 자체 단말기의 모습. 사진=김지유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서울의 한 카페에 놓인 토스 자체 단말기의 모습. 사진=김지유 기자

카카오페이는 지난 1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밴(VAN)·포스(POS) 업체들과 함께, 소상공인 매장의 'QR코드 테이블 오더(이하 QR오더)' 도입 확대와 단골 유치를 위한 마케팅 협력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QR오더란 단말기 없이 오직 QR코드 스티커만 테이블에 부착하면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는 가맹점주 입장에서 태블릿 등의 추가 기기 비용이 없어 초기 진입 장벽이 낮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QR오더 보급으로 소상공인들이 고객 응대 효율을 높이고 인건비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길 기대한다"며 "모두에게 이로운 결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경기지역화폐 연계와 신원인증 서비스, '사장님플러스' 앱을 통한 매출·재고·고객관리 기능 제공 등 오프라인 상권의 디지털화를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지역 기반 플랫폼인 당근도 최근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근페이는 지난 6월 말부터 기존 앱을 활용한 '현장 결제' 기능을 추가해 앱에 보유한 당근머니와 포인트로 일부 편의점과 마트, 카페 등에서 QR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결제 후에는 '포인트 뽑기' 기능으로 추가 보상을 제공하는 등 재미 요소를 가미했다.

당근페이 측은 "하이퍼로컬 금융 서비스로의 확장을 목표로 한다"며 "당근 앱 뿐만 아니라 일상 속 다양한 곳에서 쉽고 편하게 당근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ICT 업계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는 기술력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얼마나 생활에 스며들었는가'가 경쟁의 핵심이 됐다"며 "단순 결제를 넘어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서비스 맥락 안에 기능을 잘 녹이는 쪽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