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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PG의 출발점, '드래곤퀘스트'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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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PG의 출발점, '드래곤퀘스트' 40주년

1986년 5월 27일 출시된 '드래곤 퀘스트'
울티마·위자드리 등 서양 RPG의 현지화
64KB 카트리지에 담긴 '판타지 활극'
1986년 5월 27일 출시된 '드래곤 퀘스트' 메인 일러스트. 사진=스퀘어 에닉스이미지 확대보기
1986년 5월 27일 출시된 '드래곤 퀘스트' 메인 일러스트. 사진=스퀘어 에닉스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JRPG)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드래곤 퀘스트가 어느덧 출시된지 40년이 지났다. 오래된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새로운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작 출시까지 예고하는 등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고전 RPG를 좋아했던 두 명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게임업계에서 시나리오 라이터로 근무하던 호리이 유지와 나카무라 코이치 디렉터는 당시 유명한 고전 롤플레잉 게임(이하 RPG)인 '울티마'와 '위자드리'에 광팬이었다. 둘이 소속된 회사는 달랐지만 RPG를 사랑한다는 마음 하나로 뭉쳐 컴퓨터에서 작동하던 RPG를 패미컴과 같은 콘솔에서도 가능한 게임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1985년 5월 27일 JRPG의 시발점인 '드래곤 퀘스트'가 출시됐다.

드래곤 퀘스트의 개발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솔 기기에 사용되는 카트리지는 PC보다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를 넣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개발진은 울티마나 위자드리 보다 훨씬 간단한 전투 방식을 채택했다. 장비 보관 시스템 대신 새로운 무기를 구매할 경우 기존 장비가 자동으로 판매되게 했으며 캐릭터의 이동도 부자연스러웠다. 현대 게임에서 필수 요소인 저장도 부활의 주문이라는 특별한 패스워드를 삽입해야 가능했다. 64킬로바이트(KB)라는 저장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드래곤 퀘스트 40주년 기념 이미지. 게임을 상징하는 몬스터 '슬라임'이 메인 모델로 채택됐다. 사진=스퀘어 에닉스이미지 확대보기
드래곤 퀘스트 40주년 기념 이미지. 게임을 상징하는 몬스터 '슬라임'이 메인 모델로 채택됐다. 사진=스퀘어 에닉스

기존 RPG보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진은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RPG의 근본인 '캐릭터 육성'보다는 '마왕에게 납치당한 공주를 구하는 용사'라는 테마로 몰입하기 쉬운 서사를 제시했고 흘러내리는 점액 괴물 '슬라임'은 귀여운 젤리 괴물로 재해석했다. 이를 통해 어두운 분위기, 하드코어한 전개가 주류였던 기존의 서양 RPG들과 차별화된 보다 '가볍고 대중적인' 판타지 모험을 구현했다.

게임 콘텐츠 외적인 노력도 병행했다. 광활한 세계를 모험하는 판타지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당대의 성공적인 작곡가 스기야마 코이치를 영입, 8비트 기기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케스트라풍의 장엄한 음원을 삽입했다. 만화 잡지 '소년 점프'와 협력해 개발 비화를 공유했으며 당시 소년 점프의 간판 만화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에게 일러스트를 맡기는 등 어린 게이머층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그 결과 드래곤 퀘스트는 출시한 해 100만 장을 판매하는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컴퓨터를 좋아하는 '오타쿠' 문화로 인식되던 RPG를 대중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기틀을 닦았으며 이후 JRPG의 표준이 되는 '일본식 판타지' 혹은 '왕도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정립했다.

드래곤 퀘스트 40주년 기념일에 공개된 '드래곤 퀘스트 12' 공식 이미지. 사진=스퀘어 에닉스이미지 확대보기
드래곤 퀘스트 40주년 기념일에 공개된 '드래곤 퀘스트 12' 공식 이미지. 사진=스퀘어 에닉스

장르를 적립한 만큼 관련된 게임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스퀘어 에닉스에서 지난 2017년 출시된 '드래곤 퀘스트 11'까지 정식 넘버링 게임만 총 11개가 출시됐으며 이들의 누적 판매량은 9700만 장이다. 40주년을 맞은 지난 27일에는 공식적으로 '드래곤 퀘스트 12'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하며 주인공 캐릭터의 모습을 공개했다.

드래곤 퀘스트를 기점으로 다수의 JRPG가 출시됐으며 흥행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파이널 판타지'와 '크로노 트리거', '마더', '테일즈' 시리즈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캐릭터 IP로 거듭난 '포켓몬스터' 또한 JRPG에 그 기원을 두고 있을 만큼 드래곤 퀘스트가 일본 콘텐츠 업계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다.
한국에서도 JRPG들을 플레이하며 자란 이들이 게임업계에 스며들면서 JRPG의 공식을 따른 게임들이 적지 않게 개발되고 있다. 아기자기한 몬스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메이플스토리'나 '라그나로크' 등 MMORPG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브라운더스트' 시리즈처럼 JRPG의 감성을 표방하는 게임들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