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기고에서 “최태원 SK그룹 전 회장의 구속은 한국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벌로 알려진 족벌경영 체제의 대기업들은 배타적이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한국경제 위에 군림하면서 전권을 행사해왔다고 꼬집었다.
페섹은 그동안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이 구속되는 일은 많지 않았지만 최근 최태원 SK그룹 전 회장이 구속되는 등 한국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의 경영진들은 집행유예를 받았다.
반면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횡령죄로 4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김 회장은 지난 1월 초 병보석으로 풀려나와 치료를 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전 회장의 구속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한국사회가 발전하는 신호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페섹은 강조했다.
페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기업범죄를 척결하기 위해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해왔다”면서 “재벌에 대한 규제는 한국을 더 활력있고 혁신적인 사회로 이끄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삼성과 대우, 현대, LG, 롯데그룹이 1950년대 전쟁의 잿더미에 빠져 있던 한국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이젠 이들 대기업들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기 보다는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섹은 이어 모든 경제는 역동성과 번영을 유지하기 위한 일정한 양의 혁신적인 산소를 갖고 있는데 한국경제의 경우 재벌들이 너무 많은 양의 산소를 흡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들의 지배력 강화는 가능성 있는 젊은 기업가들을 굶주리게 할 뿐만 아니라 역동적인 중소기업의 탄생을 방해한다”면서 “이 흐름을 무너뜨리면 한국은 아래로부터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위로부터는 고용시장의 경직성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섹은 “최태원 회장에 대한 4년형 선고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한국이라는 기업이 진정으로 변하고 있다는 징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