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과장광고가 대부분…부품들 이미 최적화 상태
[글로벌이코노믹=천원기 기자]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연비를 향상시킨다는 ‘연료절감 장치’에 운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저질 제품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출시된 연료절감 장치는 20~25종에 달한다.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되며 가장 일반적인 제품은 배터리 전압 안정화 장치다.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가 쉬워 운전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연비 향상 효과는 미미하다.
연료계통에 장착해 연료를 완전 연소시켜 연비를 향상하는 장치도 운전자에게 인기다. 가격이 수십만에 달하고 장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배터리 안전화 장치보다 연비 향상에 월등히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흡기계통과 배기계통에 장착해 같은 방식으로 연비를 향상시키는 제품도 인기다.
문제는 관련 업체들이 난립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져 과대ㆍ과장 광고가 도를 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소비자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연료절감 장치는 △출력향상 △연비개선 △소음·매연 감소 등을 주요 효과로 광고하고 있지만 실상은 허위 과장광고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 업계 관계자도 “약 3만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들은 설계 단계부터 최고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상태”라며 “연료절감장치 하나 달았다고 해서 큰 효과를 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이 1997년부터 2009년 사이에 출시된 연료절감장치를 무작위 수거해 시험한 결과 평균 0.1% 연비 향상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자의 경제운전 습관만으로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연비효율이 18%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효과가 없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소비자원에도 꾸준히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난립한 부품 업체를 체계화해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 차원에서 튜닝시장 활성화 방안이 다양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기술력이 떨어지는 부실업체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튜닝 시장을 궁극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선 그동안 내버려뒀던 소규모 영세업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대형 부품업체들은 자동차 연비향상을 위해 부품의 무게 줄이기에 안간힘이다. 우선 글로벌 부품업체인 보쉬는 연료직분사시스템과 엔진 스타트-스톱, 실린더 비활성화, 압축천연가스시스템, 무단변속기, 부스트회생제동시스템, 전기차 배터리, 파워 일렉트로닉스 등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나섰다.
특히 보쉬의 가솔린 연료 직분사 시스템은 이미 전 세계에 1000만대 이상 공급된 기술이다. 직분사 시스템은 기존 방식보다 연비를 15% 절감할 수 있다.
국내 최대 부품생산 업체인 현대모비스도 설계 방식을 변경해 부품 무게를 최소화하고 신소재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