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MRO산업은 싱가포르와 중국이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가 보유한 항공기는 아시아 전체의 3.7%에 불과하지만 MRO시장 점유율은 25%에 달한다. 싱가포르를 MRO산업의 아시아 ‘허브’로 일컫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향후 아시아를 넘어 세계 MRO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MRO 시장 규모를 2013년 36억달러에서 2023년 78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MRO 산업의 육성을 위해 아시아의 강자로 부상한 싱가포르와 중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싱가포르, 1990년부터 정부 주도로 육성… 아시아 ‘MRO 허브’로 성장
싱가포르 정부는 1990년대부터 20년간 MRO 산업을 적극 육성했다. 창이국제공항을 아시아·태평양 내 MRO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적 판단과 공격적인 정부투자가 바탕이 됐다.
싱가포르는 국영투자회사인 테마섹(TEMASEK)을 통해 항공기 정비업체를 집중 지원했다. 또한 롤스로이스, 굿리치 등 해외 항공기 부품 전문기업도 적극 유치했다. MRO 전문단지에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항공기 정비업체인 SIA 엔지니어링 컴퍼니와 ST 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120여 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는 초기 산업 육성을 위해 자국 군수 물량을 민간에 위탁하는 아웃소싱 전략을 펼쳤다. 군수물량을 민간 기업에 위탁해 정비 경험을 쌓도록 한 것이다. STA(Singapore Technologies Aerospace)가 대표적이다. STA는 테마섹(50.6%)과 정부(49.4%)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ST 엔지니어링 그룹의 항공(Aerospace)부문이다. 1975년 군수사업을 기반으로 시작해 민항기 정비로 성장했다. 현재 군용기와 민항기 매출 비율은 2대8 수준으로 민항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싱가포르 정부가 MRO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 끝에 현재 싱가포르의 항공산업 구조는 MRO 분야 90%, 제조 분야 10%로 구성돼 있다. 싱가포르 항공산업은 1990년 이후 매년 1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보유 대수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 싱가포르를 배울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MRO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해외 부품 전문기업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이어 두 번째 시장…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MRO 산업
중국은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조인트 벤쳐, 부품 공급업체와 투자사들이 위치 한 MRO 산업단지 지역이다. 중국은 2010년 9.8%와 2011년 1분기 9.7% GNP 증가 등의 경제성장과 1800여대에 가까운 자국내 항공기들의 항공정비 수요를 기반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MRO 시장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향후 세계 MRO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중국의 MRO 시장 규모가 2013년 36억달러에서 2023년 78억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MRO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8.1%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평균 성장률 4.3%의 2배에 가깝다. 중국은 전 세계 MRO 시장의 5%와 아시아 태평양 MRO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MRO 기반 없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MRO 키우기에 나섰다”며 “우리도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MRO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훈 기자 o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