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영풍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액트가 지난해 9월 작성한 내부 문건에는 "Y사(영풍) 공격"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다. 보고서에는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소송, 임시 주주 대표 선임 등 영풍을 압박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작성 시점은 영풍·MBK의 공개매수 이전으로, 최 회장 측이 먼저 공세를 준비했다는 정황이다.
또 액트는 고려아연과 체결한 계약 일부를 최 회장의 특수관계사 영풍정밀로 변경해 영풍 이사회 진입을 위해 협의를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2월 작성된 액트의 또 다른 내부 문건에서는 머스트자산운용 측 후보와의 경쟁 구도에 대비한 고려아연-액트 간 긴밀한 협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업계는 이를 두고 액트가 소액주주의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을 앞세워 경영권 분쟁에서 한쪽 편에 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진이 액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영풍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해 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영진의 배임과 선관주의 의무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해당 업체가 제공하고 있는 여러 서비스 중 주주총회 자문 관련 용역 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라며 "당사는 해당 업체로부터 시장과 주주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성공적인 운영과 소액주주 등을 위한 주주친화적인 주주총회 안건 개발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달리 이를 왜곡하고 일방적 주장을 내놓고 있는 영풍 측에 강력한 유감의 입장을 전하며, 이는 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