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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 상반된 전망…글로벌 역량 집중 vs 인사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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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 상반된 전망…글로벌 역량 집중 vs 인사 칼바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계에 사장단 및 임원 인사 바람이 불고 있다. 저성장 고착화와 글로벌 경기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기업의 경우 ‘인사 칼바람’이 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는 판단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에 집중한 한화그룹·현대차그룹


한화그룹은 10일 일부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2017년 사업계획의 조기수립과 더불어 임원인사를 단행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민석 ㈜한화 무역부문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글로벌 역량과 정확한 업무처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투명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굳건한 수익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만섭 전무는 ㈜한화 기계 재직시 파워트레인 사업부장으로 미국시장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시장 뿐만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했다. 한화그룹 기획실장인 금춘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법무팀장 조현일 부사장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금춘수 부회장은 경영기획실장 부임 후 그룹의 성장기반을 구축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태양광 및 화학, 방산에 대한 대규모 인수합병 후 성공적인 PMI(통합관리)를 통해 조기 안정화와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조현일 사장은 국내외 사업확장에 따른 법적위험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등 전문영역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일 중국법인 인사를 실시했다. 해외영업본부장 장원신 부사장을 북경현기차 총경리로 임명했다. 또한 중국지원담당 담도굉 부사장을 중국지원사업부장으로 임명했다. 담 부사장은 화교 출신으로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중국은 최대시장인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각축장이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전진배치한 것은 중국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각각 4.6%, 2.6%다. 총 점유율은 7.3%로 2014년 상반기 9.0%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영업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중국사업 부문에 배치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 이재용식 연말 인사, 사업재편 중심으로 재편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업 스타일은 ‘실용주의’라는 단어로 집약된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경영 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500억 달러 이상으로 만들어 성공적인 행보를 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선택과 집중, 실리 추구를 바탕으로 삼성을 이끌어온 이 부회장이 올해 인사에서도 본인이 구상한 사업재편을 지원해 줄 인원을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이슈와 관련된 책임자 등을 대거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해온 이 부회장이 이번 사태를 간단히 무마하고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무선사업부 등 관련조직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임원 대거 축소 및 일부 사업부문 사장 경질 등 연말 인사와 관련된 무수한 얘기가 있다”며 “삼성은 매년 10월 전후로 인사평가를 실시해 연말께 발표하기 때문에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규모는 계속된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사상 최대규모인 501명의 임원승진 인사를 단행한 후 ▲2013년 485명 ▲2014년 475명 ▲2015년 353명 등으로 승진인원을 줄여왔다. 올해 역시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7월 이례적인 연중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분기 MC사업본부 실적악화에 대한 질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당시 MC사업본부의 조직개편은 연구소 출신이 대거 신설조직의 총괄직을 맡았다. 이 여파는 연말 인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들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어 이번 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구 회장은 LG그룹 임원의 정예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인사는 대부분 ‘실적’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될 것”이라며 “일각에선 인사 칼바람이 불면 기존 체제가 무너질 우려가 있어 큰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소규모 인원만 교체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언급했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