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전실은 그룹 계열사의 사업과 경영진단, 전략기획, 인사 등을 결정하고 계획을 제시하는 곳이다. 현재 8개팀 1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의 미전실 해체 결정은 조부인 호암의 뜻에 반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긍정적 단절'로 해석된다.
미전실의 시작은 1959년 이 명예회장의 비서실 조직에서 시작됐다. 이후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본부(구조본)으로 이름이 변경됐고, 2006년 전략기획실에 이어 2010년 이건희 회장이 미전실을 부활시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와의 단절’ 및 ‘정경유착 근절’이라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전실 뿐만 아니라 호암을 중심으로 설립된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탈퇴한 것은 이 부회장의 '긍정적 단절' 의지를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미전실 해체에 따라 삼성은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사장단협의체의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이건희 회장은 비자금 특검으로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사장단협의체가 그룹 의사결정을 주도했었다.
이 체제는 이건희 회장이 복귀한 2010년 3월까지 약 1년8개월간 유지됐다. 2008년의 전례는 올해에도 재현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예전부터 계열사 CEO와 이사회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돼 왔다고 강조했다”며 “과거 전략기획실이 해체될 당시처럼 미전실이 해체되는 시점에 사장단협의체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호승 기자 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