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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車, 해고 노동자 전원 복직 합의… '길었던 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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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車, 해고 노동자 전원 복직 합의… '길었던 9년'

눈물겨운 투쟁 이젠 접기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쌍용차 노사 해고자 복직 합의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왼쪽부터),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박상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쌍용차 노사 해고자 복직 합의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왼쪽부터),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박상후 기자)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9월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경제사회노동위 대회의실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쌍용자동차 해고자 119명을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4자는 2009년부터 9년간 이어진 노사의 갈등과 해고의 고통이 해소돼 밝은 표정을 짓고 얘기를 나누며 현장 분위기를 환하게 밝혔다.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은 "해고된 노동자들은 쌍용차 해고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등 9년간 수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원하던 전원 복직 문제가 해결돼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쌍용차 사태는 쌍용차의 대주주였던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2646명을 정리해고 대상으로 결정한 것을 쟁점으로 기나긴 투쟁을 이어갔다.

조합원들은 사측의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같은 해 5월 21일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노사가 대화와 협상을 거듭했지만 합의에 실패했고, 9년 동안의 장기 갈등 과정에서 생계난과 질병으로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 3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등 해고의 고통은 심각했다.

이번 합의는 지속적인 해고 트라우마로 인한 노동자 가족들의 잇따른 죽음과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해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면서 급속도로 해고자 전원 복직이 추진됐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오늘이 쌍용자동차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뜻깊은 날"이라며, "쌍용차 사태는 사회적 갈등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도약으로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4자 간 합의를 통해 도출한 합의 내용은 회사가 남아있는 해고자 복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직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확정한 것.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을 벗어나 생산 증대를 통한 경영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것,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을 극복하는데 정부가 참여해서 지원 방안을 같이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크게 3가지이다.

또한 합의에 따라 쌍용차 사 측은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올해 말까지 채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할 해고자 중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복직 대상자에 대해서는 내년 7월부터 내년 말까지 6개월간 무급휴직으로 전환한 뒤 내년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해고자 명예 회복을 전제로 한 합의를 했다"며, "어려운 조건에서 대승적 결단을 해주셔서 해고자를 대표해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앞으로 회사 도약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해고의 트라우마에 빠져 고통의 나날을 겪었던 해고자와 그들의 가족들.

정부는 이번 복직 합의를 통해 노사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위법적 공권력 남용이 아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마련해 더이상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상후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