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정식 출범..정기선 부사장 경영능력 발휘 기대감 높아

‘정기선(38)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흔드는 ‘마술지팡이’는 이번에는 어떤 위력을 발휘할까‘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는 다음달 1일 로봇사업부문 ‘현대로보틱스’를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으로 출범한다.
이에 따라 정몽준(69) 아산재단 이사장 장남인 정 부사장이 현대로보틱스를 ‘또 다른 성공신화’로 이끌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성공신화’ 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지나
2017년 출범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친환경 선박 사업에 힘입어 매출액이 3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나 현대중공업그룹 핵심계열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글로벌서비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지난해 8090억 원, 영업이익은 1085억 원이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95.2%, 영업이익이 49% 각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매출액은 2017년(2403억 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의 친환경 개조, 유류사업, 디지털 시스템을 모두 갖춰 조선업종 가운데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몇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로 친환경 선박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점도 현대글로벌서비스 에게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계는 정 부사장의 ‘성공 DNA’가 현대로보틱스로 이어질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부사장 “4년내 매출 1조원 달성하겠다” 자신감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진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현대로보틱스를 2024년 매출 1조원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대로보틱스의 앞날은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는 서유성 대표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은 2018년 3월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다량 매수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는 아버지 정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은 현금 3040억 원과 본인 대출 500억 원을 더해 국내 최대 종합 건축자재 업체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지분 5.1%(83만1000주)를 매수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정 부사장이 현대로보틱스 경영에 적극 관여해 ‘로봇 사업’을 유망업종으로 육성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전 세계 선박 발주가 저조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중공업이 수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새롭게 출범하는 그룹 로봇사업부문 현대로보틱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보틱스는 중국 등 해외기업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2018년 9월 중국 로봇기업 하궁즈넝과 협약을 맺고 로봇합작사(하궁현대로봇유한회사)를 설립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합작사에 현대중공업지주는 6000만 위안(약 104억 원)을 출자했으며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산업용 로봇을 2022년까지 중국에서 1만7000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전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의 3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드는 등 비대면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용 로봇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Markets and Markets)는 산업용 로봇 산업 규모가 2019년 487억 달러(약 59조8000억 원)에서 2024년 756억 달러(약 92조8300억 원)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