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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시대 개막] 국내 재계 ‘빅5’, 합리성.민첩성 갖춘 3·4세 경영인 시대 활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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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시대 개막] 국내 재계 ‘빅5’, 합리성.민첩성 갖춘 3·4세 경영인 시대 활짝 열려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총수'로 선임
전문가 "젊어진 3·4세대 총수들…과감한 결단 줄 이을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신임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50)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에 선임됐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재계 '빅5'의 '3·4세 경영인' 시대가 활짝 열렸다. '3.4세 경영인'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으로 국내 재계엔 '합리성'.'민첩성'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승진 2년만에 그룹 1인자로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화상으로 열고 정 신임 회장 선임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정 신임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2년 만에,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지 7개월 만에 명실상부한 그룹 수장이 됐다.

재계 등에 따르면 정몽구(82) 전임 회장은 최근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정 신임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맡으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이 정식으로 그룹 총수에 올라서면서 국내 재계 '빅5'의 '3·4세 경영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부회장 직에 오르면서 와병 중인 이건희(78)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오다 2018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공식적으로 삼성그룹 총수가 됐다.

최태원(59) SK그룹 회장은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에 이어 최종건 회장 동생 고 최종현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1998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최태원 회장은 엄격히 말하면 2세 경영인이지만 이재용 부회장 등 재계 3세 경영인들과 비슷한 나이(59)로 인해 3세 경영인으로 통한다.

LG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광모(42) LG그룹 회장을 총수로 지정해 구 회장의 4세 경영이 본격화되게 됐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그룹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으로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의 시대를 열었다.

신 회장 역시 최태원 회장과 같이 엄격히 말하면 2세 경영인이지만 흔히 재계 새시대를 상징하는 '3세 경영인'으로 통한다.

재계는 공정위가 올해 효성과 코오롱 등 일부 대기업집단에 대해서도 3·4세로 총수를 지정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3·4세 경영인' 시대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재계 빅5 '3·4세 경영인'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순. 사진=각 사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재계 빅5 '3·4세 경영인'들.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순. 사진=각 사 제공

◇"새 술은 새 부대에"…젊어진 기업들, 선대 방식 과감히 벗는다

정 신임 회장 취임으로 국내 5대 그룹은 롯데그룹(신동빈 회장 66세)을 제외하면 모두 60세 미만 젊은 총수 체제가 됐다.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2세이며,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59세로 최연장자다. LG그룹 구광모(42세) 회장은 40대 초반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3·4세 경영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선대 경영인들 시대에 비해 국내 재계에 보다 합리적이고 민첩한 기업문화가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정의선 신임 회장이 총수로 취임하면서 '관료화'된 조직 문화에서 탈바꿈하고 경영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 신임 회장은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그간 현대차에 만연했던 ‘순혈주의’를 깨고 외국인 인재를 최고위직에 적극 영입해 재계 주목을 받아왔다.

재계는 또한 '3·4세 경영인' 시대로 국내 기업에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 문화가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3세 경영인들은 사업을 직접 일으켰던 선대 경영인에 비해 전통 사업에 대한 애착이 조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선대의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시대 변화에 맞춰 과감히 결단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6월 공식 취임한 이후 폐수처리 사업을 매각하고 연료전지 관련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 청산을 추진하는 등 비주력사업에 대해 과감히 매스를 대고 있다.

또한 '3·4세 경영인' 시대에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하는 '전문 경영인' 체제 확립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태기 교수는 "'3세 경영인' 시대의 도래로 우리나라 기업문화는 과거의 '오너 체제', 나쁘게 말하면 '황제경영'이 줄어들어 '전문경영인' 체제에 가까워지는 모습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