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해 자본금 2152억엔에서 1억엔으로 감자, 美펀드 주도
2012년 日정부 주도로 소니‧도시바‧히타치 사업 통합해 출범
잦은 경영진 교체‧적자지속…실적 증명 위해 회계부정까지
‘히노마루 LCD 기업’ 표방했으나, 샤프에 이어 외국계에 넘어가
‘좀비기업’ 낙인 연명…반도체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도 몰락
2012년 日정부 주도로 소니‧도시바‧히타치 사업 통합해 출범
잦은 경영진 교체‧적자지속…실적 증명 위해 회계부정까지
‘히노마루 LCD 기업’ 표방했으나, 샤프에 이어 외국계에 넘어가
‘좀비기업’ 낙인 연명…반도체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도 몰락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비즈니스 저널은 경영재건 중이던 중소형 액정 대기업 재팬 디스플레이(JDI, 도쿄증시 1부 상장)가 자본금을 2152억엔에서 1억엔으로 감자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본준비금을 전액 없앰으로써 2881억엔의 누적손실을 일소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3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주주에게 대폭 감자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법 세제상 기업의 자본금이 1억엔 이하가 되면 중소기업이 되어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 관련, JDI는 “누적손실 해소에 따른 재무기반 건전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JDI는 ‘히노마루 LCD 제조업체’로 불리며, 2대 주주는 INCJ(구 산업혁신기구)이다(2021년 9월 30일 현재). 최대 주주는 독립자산운용회사인 이치고신탁(Ichigo Trust)으로, 의결권 비율은 44.27%이다.
출범 후 CEO 6차례 교체…LCD 경쟁으로 적자 누적
JDI는 2012년 민관펀드인 일본의 구 산업혁신기구의 지원을 받아 소니, 도시바, 히타치제작소의 LCD(액정화면) 사업을 통합해 출범했다. 일본 국기인 '하노마루'라는 명칭을 넣어 '하노마루 LCD업체'라는 국가 대표기업 별칭을 얻었던 업체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 제조업체와의 경쟁 격화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었고, 이러다보니 최첨단 공장 건설을 위한 재정적 부담이 심해 어려운 경영이 계속되고 있었다.
비즈니스 저널은 지난 10년간 JDI의 최고 경영진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자주 교체되었다고 지적했다. 최고경영진의 잦은 교체는 대주주의 입김에 좌지우지되어 소신있는 경영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첫 번째 사장 겸 CEO(최고경영책임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소니에서 일한 후 스카우트 된 오츠카 슈이치였다. 그는 2015년 3월 31일 종료된 회계 연도에 적자로 추락하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후임으로 산요전기에서 배터리 사업을 담당했던 혼마 미츠루가 회장 겸 CEO가 되었지만 적자를 확대시켜 2017년 3월기 말에 경질되었다.
3대 회장 겸 CEO는 일본 광업(현 JX닛폰 마이닝 유한공사)에서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사업을 담당한 히가이시라이 노부유키였다. 2019년 5월, 5년 연속 적자가 확정되자 히가이시라이는 사엄했고, 2018년부터 사장을 맡고 있던 히타치제작소의 LCD 패널 사업부문 출신 츠키자키 요시유키가 CEO직을 계승했다.
JDI는 2019년 4월, 대만과 중국의 기업연합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나 실적 악화가 계속되어 지원 계획이 중단되었다. 츠키자키는 2019년 9월말 주력 사업장인 시라야마 공장(이시카와현 시라야마시)이 가동 중단에 몰리자 1200명의 희망 퇴직자를 모집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의 후임은 일본흥업은행(현 미즈호은행)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한 키쿠오카 미노루로, 그해 10월 1일 사장 겸 CEO로 승진했다.
2019년 9월말, JDI는 1000억엔을 초과하는 부채에 빠져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회계 스캔들이 터졌다. 그해 11월, 5억7800만엔의 착복 사건으로 징계를 받고 해고된 전직 회계 임원(사망)은 “지난 회계연도 정산에서 부적절한 회계를 행하고 있다”고 고백해 부정회계 의ㅣ혹이 표면화되었다. 그러자 민간신용조사회사 간부들 사이에서는 “마지막으로 JDI가 회사갱생법(기업 도산)을 신청하는 게 아니냐?”라는 말이 회자됐다.
이치고 신탁이 구세주로 등장
이때 구세주가 나타났다. JDI는 2020년 1월 31일 투자자문회사인 이치고 신탁으로부터 1008억엔의 출자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2020년 4월에는 회사의 부정회계 실태를 조사한 조사위원회가 보고서를 공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3월기부터 2019년 4~9월기까지 가공 재고의 계상이나 손실의 재고 등 부정한 회계처리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부풀려진 금액이 최대였던 2016년 3월기는 “순손실에 준 영향이 102억엔이나 있었다”고 했다.
보고서는 “부정회계는 경리담당의 전 사원에 의해 주도됐다”고 결론지었지만, 비리의 배경으로 “경영진에 의한 실적 목표 달성을 위한 압력”을 지적했다.
이에 JDI는 이치고 신탁과 과 2인 삼각으로 경영 재건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 쟁점은 주력인 시라야마 공장 매각이다. 2020년 8월, 시라야마 공장의 토지와 건물을 412억엔으로 샤프에 매각하고 공장 설비는 미국 애플에 301억엔에 양도한다고 정식 발표했다. 토지·건물이나 공장의 설비를 팔아 713억엔을 손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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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I는 시라야마 공장 건설비(1700억엔)의 대부분을 건설 당시 애플에게 선수금으로 제공받았다. 이 공장은 2016년 말 가동을 시작해 스마트폰용 패널 환산으로 월 700만장의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애플이 상위 기종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채용을 결정하면서 시라야마 공장의 가동률이 침체했고, 2019년 7월에는 생산을 일시 정지했다.
JDI는 공장 매각으로 얻은 자금을 전수금 상환 등에 충당해 재무부담을 줄였다. 샤프는 카메야마 공장(미에현 카메야마시)에서 만드는 애플 아이폰용 액정 패널의 생산을 시라야마 공장에 집약한다. 샤프는 시라야마 공장의 설비를 애플에서 빌려 패널을 생산해, 대구 고객인 애플에의 공급을 계속한다.
키쿠오카 미노루 CEO 이치고 신탁으로부터의 금융 지원을 통해 시라야마 공장을 매각했고, 부정회계 발각 후에는 사외이사 권한이 강한 ‘지명위원회 등 설치회사’로 이행하는 등 거버넌스 체제를 전환했다. 그는 2020년 12월말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은 줄어들고 있다”며 퇴임했다.
공석이 된 CEO는 스콧 캐론 회장이 겸임했다. 캐론은 미국 출신으로, 최대주주인 이치도 신탁의 사장이다. 2020년 3월에 JDI 회장에 취임했다. 스마트폰의 OLED 패널 채용이 확대되어 JDI의 생명줄이었던 스마트폰용 LCD 패널의 수요 감소로 실적이 영향을 받자, 캐론 회장은 의료용 패널과 센서 등 신규 사업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
최후의 구조조정? 미국 투자자가 주도
한편, 일본 증시는 JDI의 2022년 3월기 매출액은 전기 대비 13% 감소한 2970억엔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부족이 완화되어 기존 계획보다 170억엔 웃돌았다. 1년간 손익 전망도 처음으로 공표했다. 영업손익은 131억엔 적자(2021년 3월기는 262억엔 적자), 최종손익은 184억엔 적자(동기 426억엔 적자)가 될 전망이다.
JDI는 2월 10일, 2022년 3월기 최종 손익이 84억엔의 적자가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예상에 비해 적자폭이 100억엔 축소된다. 대만 제조자 회사 매각이익을 계상하기 위해서다. 매출은 2021년 3월기 대비 15% 감소한 2910억엔으로 기존 예상보다 60억엔 밑돌았다. 자동차용 액정 패널의 출하량이 정상보다 낮다(매출액, 최종 손익과도 억엔 이하를 절사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측의 공표 숫자와 각각 1억엔 다르다). 회사측 발표에서는 최종 손익 적자는 99억엔 축소하고 매출은 59억엔 감소를 기록했다.
캐론 회장이 내놓은 재건의 첫걸음이 자본금을 2152억엔에서 1억엔으로 감자해 2881억엔의 누적 손실을 털어내는 것이다. 경제산업성이 앞장서 발족한 ‘히노마루 액정 메이커’ JDI는 미국의 주도하에 중소기업으로 재출발하게 됐다.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는 “경영진의 책임감 부족은 관제기업 제도의 가장 나쁜 사례로 혹평 받아왔으며, 이러다 보니 관제기업은 좀비기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JDI도 다른 관제기업과 같은 실패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JDI는 2014년 3월에 도쿄증시에 신규 상장한 이래 지금까지 수면 아래 저공비행을 하고 있으며, 한 번도 주주들에게 배당한 적도 없고, 주가 또한 요즘도 두 자릿수(100엔 이하)이로 상장기업의 형태도 갖추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자본금을 1억엔으로 감자해 중소기업이 된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JDI가) 상장을 유지하는게 의미가 있는가”라고 엄격하게 추궁하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