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경영진‧관리자-직원간 소통 위해 교육제도 마련
그룹리더 등으로 승진 위해 중급 이상 한국어 구사 필수
온라인 시스템 개발 통해 코로나19 불구 학습 이어나가
포스코그룹 일원 양성, 임원승진‧한국 본사 근무도 가능
그룹리더 등으로 승진 위해 중급 이상 한국어 구사 필수
온라인 시스템 개발 통해 코로나19 불구 학습 이어나가
포스코그룹 일원 양성, 임원승진‧한국 본사 근무도 가능

프랑스의 경제 전문 온라인 미디어 마켓스크리너(Market Screener)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ZPSS는 1997년 설립 후 한국에서 파견한 엔지니어와 경영진, 관리자와 현지인 직원들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다. 회사는 대표이사와 관리자들이 중국어를 배우는 것 못지 않게 중국 직원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해 원활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양측간 문화 차이와 말에 담긴 숨은 의미를 모두 이해해 서로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ZPSS는 한국어 교사를 채용해 지속적으로 중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자발적인 스터디 그룹을 구성하는 직원들에게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 노래 경연 대회 등 사내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의를 키우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회사 기업문화의 전통으로 자리잡도록 하고 있다.
ZPSS는 스테인리스틸(STS) 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기업이다. 포스코가 처음 진출했을 때 생산 제품을 일반 탄소강이 아닌 STS로 정한 것은 “국민의 생활수준에 맞춰 철을 생산한다”는 박태준 설립자의 교훈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에도 중국은 철강 강국이었다. 하지만 무기와 대형 장비 등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가 주를 이뤘다. 수저와 그릇, 냄비, 지붕 등 생활용품에는 녹이 스는 철강재를 쓸 수 없어 잘 깨지고, 가격도 비싼 자기제품이 주를 이루는 등 일반 국민의 생활수준은 극도로 낙후했다.
중국 국민들에게 알맞는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녹이 슬지 않는 STS를 만드는 공장을 지으면 현지 철강사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피할 수 있고, 소비자 시장에서 큰 기회를 열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ZPSS를 건설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철강사들의 대규모 설비 건설에 투자하고 그에 맞는 생산기술을 확대하면서 STS 시장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었고 이 시기 ZPSS도 매출이 급감하는 등 위기에 빠졌다. 그러자 포스코는 본사에서 개발한 고부가가치 STS 기술을 ZPSS에 접목시켜 차별화한 고기술 STS를 생산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함으로써 위상을 한껏 높였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ZPSS의 직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신세대에 속하는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포스코 울타리 내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기존 직원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고 새로운 세대를 고려하는 변화에 따라 학습 스타일도 달라져야 한다.
이에 zpss는 ‘PZSS 한국어 시험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자기 계발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일원으로서 엘리트 직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 이를 통해 일하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사는 한국어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직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편리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응시 직원은 인터넷 시스템에 접속해 지난 수년간 출제된 문제를 다운로드해서 공부하면 된다. 실제 시험에서는 이들 문제들 가운데 회사측이 모든 문제들 가운데 무작위로 조합한 시험 문제를 풀면 된다.
또한 ZPSS는 한국어 시험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 시행하고 있다. 시스템은 가능한 한 많은 시험지를 수집해 모든 문제를 편집 가능한 모드로 변환, 입력해 놓았다. IT그룹은 별도개발한 프로그램으로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쉬움‧중간‧어려움 등 3개 모드로 구분해, 응시생이 특정 모드를 선택하면 시험을 볼 수 있다.
ZPSS가 1차 테스트를 마친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프라인 시험보다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고, 제출 문제의 글씨체 색상이 불명확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ZPSS는 난이도는 유지하지만 글자색은 좀 더 따뜻하고 또렷한 색상으로 변경했다. 오프라인 시험에 비해 편리하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했다. 이 시스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일반 모임이 금지됐지만 직원 개개인이 인터넷이 연결된 장소에서는 언제라도 시험을 치를 수 있어 한국어 학습 단절 사태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ZPSS는 현지화를 위해 한국어 능력 중급 이상을 획득한 중국인 직원은 그룹리더가 되는 필수 승진 조건으로 설정했다. 그룹장은 사업계획의 실행을 책임지고, 상하 직원간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아다. 한국인 직원이나 본부장과 만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듣기와 말하기 능력이 필요하다. 한국어 중급을 통과하지 못하면 프로모션이 연기되거나 취소된다. 바쁜 일상으로 인해 일부 그룹 리더들은 점심식사 후 진행되는 수업에 시간에 제때 참석하지 못해 시험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이들은 퇴근 후 공부할 수 있는 개인 교사를 구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가장 큰 동기는 승진이었다.
이와 함께 ZPSS는 한국어 스터디 클럽이 계속 운영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정근 행정담당 부총경리가 호스트로 동아리에 합류해 멤버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했다. 스터디에 참여한 한 중국인 직원은 “위챗 그룹에서 필요한 한국어로만 연습했을 때 느낌이 정말 달랐다. 어느 날 한 회원이 탈퇴를 요청하며 채팅방에 글을 남겼지만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다”면서, “또 다른 회원이 그에게 의미를 묻기 위해 개인 메시지를 보내자, 그가 잘못된 문법을 사용한 (의도와 다른 말을 한 것)을 발견했다. 외국어는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서만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ZPSS는 전 직원의 소통 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PZSS 홈페이지와 위챗 공개계정에서 한국어 발음 강의를 진행했다. 교대 근무자도 언제 어디서나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다양한 한국어 학습 방법을 제공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의사 소통 방법이다. 이에 ZPSS는 중국인 직원들 가운데 능력과 성과를 증명한 이들을 중간간부로 승격시켜 직원들을 직접 관리토록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에서는 향후 회사 경영을 책임질 임원으로의 승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것은 물론 한국의 포스코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