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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립대, '자가 검증' 양자 난수 칩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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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립대, '자가 검증' 양자 난수 칩 세계 최초 개발

장치 오작동·해킹 위험 원천 차단…하드웨어 신뢰 필요 없는 '측정 장치 독립형' 기술 구현
반도체 양산 공정 적용 및 상온 작동 성공…초소형 양자 보안 시스템 상용화 청신호
상용 칩 대비 느린 속도는 과제…연구팀 "차세대 검출기로 초당 68메가비트 달성 가능"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연구진이 난수 생성과 동시에 하드웨어의 무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양자 난수 생성기 칩을 개발하여 디지털 암호화 시스템의 오랜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연구진이 난수 생성과 동시에 하드웨어의 무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양자 난수 생성기 칩을 개발하여 디지털 암호화 시스템의 오랜 보안 문제를 해결했다. 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디지털 암호화의 핵심 요소인 난수 생성 과정에서 하드웨어 변조나 오작동을 스스로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양자 난수 생성기(QRNG) 칩이 개발됐다. 기존 양자 보안 기술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던 '하드웨어 신뢰성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 차세대 사이버 보안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9일(현지시각)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 전기컴퓨터공학과 찰스 림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난수를 생성하는 동시에 자체 하드웨어의 무결성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는 단일 실리콘 양자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금융, 의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높은 보안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디지털 산업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양자 난수 생성기는 레이저나 검출기 같은 핵심 부품이 수명 내내 완벽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해 구동됐다. 만약 이 부품들이 미세하게 노후화되거나 내부 공격자에 의해 변조될 경우,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지 못해 예측 가능한 난수가 발행되는 치명적인 보안 허점이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측정 장치 독립형(Measurement-Device-Independent)' 프로토콜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광신호를 측정하는 검출기의 상태를 신뢰할 필요 없이, 시스템에 입력되는 양자 광신호 자체의 무결성만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 칩은 가동 중 알려진 양자 광 상태를 지속적으로 생성한 뒤, 검출기의 실제 반응을 양자역학 이론적 예측값과 실시간으로 비교한다. 만약 하드웨어에 이상이 생겨 결과가 일치하지 않으면 난수 생성 프로세스를 즉각 자동으로 중단한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찰스 림 부교수는 "그동안 양자 난수 생성기의 측정 단위는 특성을 정확히 규명하기 어려워 실제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까다로웠다"며 "이번 솔루션은 장치가 사용 중에 명시된 사양대로 작동하는지 따로 신뢰할 필요성을 완전히 없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칩은 기존 반도체 양산에 널리 쓰이는 8인치 웨이퍼 공정을 그대로 활용해 단일 실리콘 칩 위에 신호 인코더와 광학 검출기를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극저온 냉각 장치가 필수적인 기존 양자 장치들과 달리 상온에서 원활하게 작동해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 소형 시스템에 탑재하기 용이하다. 실리콘 광 변조기의 고유 문제였던 빛의 위상 조절 시 발생하는 밝기 변화(보안 취약점) 역시 정밀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완벽히 보정했다.

최악의 해킹 시나리오까지 가정한 보안 분석에서도 칩의 광학 검출기는 효율 69.1%를 기록해 보안 프로토콜 최소 기준(67%)을 가뿐히 넘어섰다. 입력된 시드(Seed) 데이터보다 더 많은 양의 인증된 난수 비트를 성공적으로 출력해내며 현존하는 양자 난수 칩 중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극도의 보안성을 확보한 대가로 처리 속도는 다소 희생됐다. 현재 실험실 단계의 프로토콜 시스템은 초당 64비트(bit)를 생성하는 수준으로, 초당 100기가비트(Gb) 이상을 쏟아내는 기존 상용 양자 난수 생성기보다 현저히 느리다.
연구팀은 검출기 기술 고도화를 통해 속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연구실 환경에서 개발된 고효율 광다이오드는 92.4%의 효율을 달성했으며, 시뮬레이션 결과 향후 버전의 칩에서는 초당 68메가비트(Mb)의 전송 속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