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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재 공급망 흔드는 '모스크바발 쇼크'… 국내 투자자가 볼 지표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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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재 공급망 흔드는 '모스크바발 쇼크'… 국내 투자자가 볼 지표 3가지

푸틴 포럼 실망감에 지수 하루 3% 급락, 2484선 후퇴하며 '완벽한 폭풍' 직면
가즈프롬·사몰레 부채 리스크 경고등, 시총 추정치 급감하며 자본 이탈 우려 심화
EU '그림자 함대' 제재 예고… 국내 정유·화학 및 배터리 소재 업종 불확실성 대비해야
모스크바 증권거래소(MOEX) 지수가 2484포인트로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모스크바 증권거래소(MOEX) 지수가 2484포인트로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폴란드 매체 비아도모스티(wiadomosci.wp.pl)는 모스크바 증권거래소(MOEX) 지수가 2484포인트로 급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9(현지시각) 보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을 기점으로 강력한 경기 부양 신호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글로벌 자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 협상 거부와 전쟁 지속 의지에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에 외교적 고립 심화, 중앙은행의 고금리 장기화, 유럽연합(EU)의 추가 제재 움직임이 맞물리며 러시아 자본시장은 자본 유출, 고금리, 제재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퍼펙트 스톰(완벽한 폭풍)'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러시아발 원자재 공급망 교란이 국내 핵심 산업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다.

지정학적 고립과 통화 긴축이 부른 유동성 위기


러시아 주식시장은 지난 3월 연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15% 이상 하락하며 13주 연속 침체를 면치 못했다. 러시아 현지 투자회사 벡터 카피탈의 분석팀은 현재의 급락세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을 넘어 투자 심리의 위축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외교적 해결 통로가 제한된 상황에서 국방비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러시아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가 장기화되자 유동성 가뭄이 심화된 탓이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 역시 러시아 경제의 펀더멘털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이다. 경제학자 빅토르 투뉴에프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강력한 자본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자금 이탈 규모는 약 3조 루블(63조 원)로 추정된다. 현재 러시아 상장 주식의 총 가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 선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자본통제 조치 속에서 시장 기능이 극도로 위축되었던 과거 경제 위기 시기의 최저권과 유사한 수준이다.

국영 에너지·IT 대기업 부채 리스크와 '디폴트 프라이싱' 진행


그동안 서방의 제재를 버텨내던 러시아 국영 기간산업에서도 균열의 징후가 포착된다. 당일 모스크바 거래소에서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은 0.1% 하락 마감했으며, 대형 정유사 로스네프트와 루코일도 각각 2.0%, 0.7% 밀려났다. 특히 러시아 전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최대 에너지 지주회사 러스하이드로는 과도한 누적 부채로 인해 의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나타내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10.0% 폭락하는 사태를 맞았다.

실물 경제의 위기는 정보기술(IT)과 부동산 개발 부문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 러시아 토종 IT 기업인 IVA와 아스트라는 최대 투자자들의 대규모 철수 흐름 속에 각각 21%, 16% 급락했다. 부동산 시장의 가늠자인 최대 개발사 사몰레의 주가 역시 한 달 새 30% 하락했다. 안드레이 자세핀 알로르 브로커 수석 애널리스트는 사몰레의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급락하는 현상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이 회사의 법정관리 및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한 결과이며, 국영기업으로 확산될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진단했다.

EU '그림자 함대' 봉쇄… 국내 정유·석화 및 배터리 업종 영향 점검해야


유럽연합이 지중해 공해상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해상 보험 제한, 입항 금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조작 단속 등으로 불법 수송하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Shadow Fleet)'의 유조선들을 차단하겠다는 제재안을 예고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전선은 새로운 타격을 입게 됐다.

프리덤 글로벌의 나탈리아 밀차코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제 유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음에도 증시가 하락하는 현상에 대해, 인도·중국 등으로 향하는 우회 물량 축소 가능성을 반영해 글로벌 현물가격 변동성 위험을 시장이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국내 경제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 증시의 정체와 핵심 기업의 부실화가 국내 실물 경제 및 관련 업종의 원자재 공급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유가 급등 시 정유·석화 업종의 원가 부담이 심화될 수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및 촉매 소재에 쓰이는 니켈과 팔라듐 등 공급선 다변화가 미진한 일부 소재 부문은 수급 차질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인도네시아나 호주 등 비러시아계 니켈 공급망 관련 기업이나 LNG 트레이딩 및 선박 수요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경제안보 투자자 3대 체크포인트


러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직접 투자 지표보다 글로벌 원자재 및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 흐름을 읽는 척도로 활용되어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리스크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다음 3가지 지표를 밀착 확인해야 한다.

첫째, EU의 그림자 함대 봉쇄 수위와 국제 유가 90달러 상회 여부 확인이다. 해상 차단이 본격화되어 유가가 90달러를 돌파할 경우 정유 마진 축소 압력과 일시적 재고평가이익 중 어느 쪽이 우세할지 비용 구조 변화를 추적해야 한다.

둘째, 러시아 에너지 기업 부실화에 따른 신흥국 자금 흐름 점검이다. 러스하이드로 등의 채무 위기가 현실화되면 신흥국 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가 냉각될 수 있으므로, 신흥국(EM) ETF 자금 흐름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의 동반 상승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배터리 소재 및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가속에 따른 반사이익 업종 추적이다. 러시아산 니켈·팔라듐 공급망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대체 공급망을 확보한 인도네시아·호주 자원 개발 기업과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의 수혜를 입을 LNG 트레이딩 업종의 반등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

글로벌 자본이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지정학적 위기가 촉발한 공급망 균열을 선제적으로 읽는 자만이 시장의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