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에서 리튬으로… 음극재 성능 향상, 대량 생산 예고
바나듐 이온 배터리 최초 개발사 투자로 ESS 시장 공략
바나듐 이온 배터리 최초 개발사 투자로 ESS 시장 공략

소일렉트는 리튬금속 음극재를 시험 생산하는 소재 기업이다. 리튬금속 음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리튬메탈)는 흑연, 실리콘을 음극재 소재로 사용하는 기존의 배터리(리튬이온)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에너지 밀도와 충전속도를 끌어올려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배터리의 수명을 늘린다. 안정성도 기존보다 높다는 게 롯데케미칼의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이 미국에 세우려는 공장도 리튬금속 음극재 생산이 목표다. 이와 함께 배터리 사업 영역도 확대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에 투자해 일찌감치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월 바나듐 이온 개발·제조업체 스탠다드에너지에 650억원을 들여 지분 15%를 확보했다.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업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다. 물을 기반으로 한 전해액을 사용해 배터리가 파손되더라도 화재와 폭발의 위험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출력량이 2배 높고, 수명이 4배 이상 길다는 것도 장점이다.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와 협력해 전기차 충전소, 재생에너지 활용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을 준비해왔다는 전언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내 전해액 유기용매인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음극재를 제외한 배터리 핵심 소재(양극재·분리막·전해액)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분리막은 2025년 연간 생산량 10만t 및 매출액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의 사업구조는 석유화학에서 배터리 소재로 기울고 있다. 예고했던 바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2022 CEO IR Day'에서 배터리 소재, 수소에너지, 리사이클(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을 3대 신성장 분야로 꼽은 뒤 전지소재사업단, 수소에너지사업단 신설을 알렸다. 이어 체계적·선제적인 투자와 육성을 통해 공급망(전기차-배터리-소재) 성장을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내 화학군 계열사와도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롯데알미늄과 롯데정밀화학에서 각각 양극박, 음극박(솔루스첨단소재 지분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직·간접 투자를 확대하면서 배터리 소재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2030년까지 관련 사업 매출 약 5조원을 이뤄내겠다는 게 롯데케미칼의 목표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