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 일부 회원국의 생산 할당량 초과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주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는 다음달에 하루 41만1000배럴의 증산을 결정한 가운데 오는 7월 이후에도 증산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2년부터 시행된 자발적 감산분 220만배럴 중 44%에 해당하는 물량을 이미 시장에 재공급한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와 카자흐스탄이 생산 할당량을 지속적으로 초과하자 더 이상 시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자발적 감산을 조기 종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3월 OPEC+ 할당량인 146만8000배럴을 초과한 185만2000배럴을 생산했으며 지난달에도 초과 생산을 이어갔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는 "국익을 우선시하겠다"며 OPEC+ 합의보다 자국 생산 목표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증산 결정으로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일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59.2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6.19달러까지 떨어지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낮은 유가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증산을 지속할 것"이라며 비OPEC 산유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기 거래 및 원자력 협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인플레이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OPEC+에 증산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OPEC+는 다음달 회의에서 7월 이후의 추가 증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회원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 여부에 따라 자발적 감산을 10월까지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