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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속도내는 쌍용차 인수…상장폐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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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속도내는 쌍용차 인수…상장폐지가 변수

인수 예정자 선정 입찰에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등 3곳 참여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가 지난 28일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에 인수대금 미납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쌍용차가 지난 28일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에 인수대금 미납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사진=뉴시스
쌍용자동차 조건부 인수 예정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쌍용차의 상장폐지가 인수를 위한 걸림돌로 떠오르면서 다음 주 열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상공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2주간의 쌍용차 예비실사를 마친 인수 후보 3곳은 이날 인수제안서를 매각 주간사에 제출했다.
앞서 이엘비앤티도 예비실사를 진행했지만,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자금을 위한 해외 투자자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측은 인수제안서를 토대로 이르면 13일 '스토킹 호스' 조건부 계약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다음주께 조건부 투자 계약이 체결되고, 이후 공개 입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토킹 호스는 매물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보인 인수 내정자와 사전 계약을 맺은 뒤, 공개경쟁입찰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자금 조달 실패로 인수·합병(M&A)에 실패함에 따라 쌍용차는 인수 금액뿐 아니라 자금 증빙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또 전기차 생산으로의 전환 등 미래 사업 계획과 인수 이후 운영자금 조달 계획 등을 살펴본 뒤 인수 예정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쌍용차 측은 인수 전 운영자금 대여도 인수 조건으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주간사가 이러한 인수 조건 등을 모두 살펴보지만, 무엇보다 최종 선정에 있어서는 자금력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 금액이 평가 항목 중 배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 금액을 4000억원에서 6000억원 사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원, 공익채권 7793억원 등 1조5000억원 가량의 빚이 있다.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운영자금도 3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쌍방울그룹이 주력계열사인 하나인 특장차제조업체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쌍방울그룹이 주력계열사인 하나인 특장차제조업체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인수 유력 후보는 KG와 쌍방울...변수는 상장폐지


쌍용차 인수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자금력에서 여유가 있는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다.

KG그룹은 2019년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잡았던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선다. KG그룹은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어서 자본력에서는 다른 인수 후보보다 앞서 있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제조 계열사인 광림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쌍방울그룹은 KB증권이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참여 계획을 철회했지만,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모펀드 파빌리온PE는 지난해 전기차업체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렸다. 파빌리온PE는 이번에는 금융기관, 자동차 관련 기업과 손을 잡고 쌍용차 인수에 나설 계획이다.

인수 후보들은 인수 이후 고용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쌍방울그룹은 과거 M&A 당시에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쌍용차를 인수하더라도 인위적인 인력 축소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쌍용차의 상장폐지 여부다. 쌍용차는 2020·2021사업연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위기에 놓여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상공위)를 개최해 쌍용차의 상장 유지 또는 개선기간(1년 이내)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쌍용차 노조는 쌍용차의 상장 유지를 위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노조는 "쌍용차 상장 유지는 재매각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절대적인 조건"이라며, "매각이 성공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