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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승부수 던졌다!..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21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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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승부수 던졌다!..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21조 투자

기아, 오토랜드화성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PBV 전용 생산라인 건설
'퍼스트무버' 변신 선언한 현대차그룹, 2030년 점유율 12% 달성 목표

현대자동차∙기아가 18일 글로벌 자동차산업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2030년까지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 라인.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기아가 18일 글로벌 자동차산업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2030년까지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 라인.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정의선 회장)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에서의 글로벌 패권 경쟁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전기차 분야에 수십조원대의 투자를 집행해,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단단하게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18일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만 총 21조원을 투자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44만대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연간 전기차 총 생산량을 323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되는 전기차 중 절반 이상을 국내에서 만들겠다고 단언한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1위 선봉장은 기아 PBV


현대차그룹의 2030년 전기차 전략 선봉장은 기아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이동·물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차량)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이를 글로벌 전기차 시장으로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기아는 이를 위해 18일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약 2만평의 부지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내년 착공에 들어가며,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양산 당시 연간 10만대 이상의 PBV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특히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EV 트랜스포메이션(EV Transformation)'을 상징하는 미래 혁신 거점될 예정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 전용공장은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Plan S’의 큰 축"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한 후,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PBV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기아 PBV 라인업 콘셉트카. 기아는 18일 오토랜드 화성에 연산 10만대 이상의 PBV 전기차 생산 전용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PBV 라인업 콘셉트카. 기아는 18일 오토랜드 화성에 연산 10만대 이상의 PBV 전기차 생산 전용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기아


전기차 기반의 PBV는 다양한 형태와 기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다목적 모빌리티다. 자율주행기술 적용을 통해 로보택시, 무인화물 운송, 이동형 비즈니스 공간 등 미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외에도 GM과 폭스바겐그룹 등이 PBV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기아는 지난 2월 PBV 사업을 위해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했으며, 4월에는 첫번째 파생 PBV인 니로 플러스의 디자인과 주요 상품성을 공개했다.

기존 플랫폼이 아닌 전용 PBV 라인업은 2025년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SW'라는 프로젝트로 중형급 사이즈(Mid-Size)로 개발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eS’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성인 키 높이에 이르는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까지 갖춰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중형 사이즈 PBV인 SW 론칭 이후에 음식, 생활용품 배송에 최적화된 무인 자율주행 소형 사이즈(Micro-Size) PBV,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Large-Size) PBV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전기차 생태계 고도화


현대차그룹은 동시에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도 가져오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재원으로 밝힌 21조원을 활용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과 라인업 다양화, 부품∙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조성 등 다각도의 신사업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먼저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과 함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전기차 생산 혁신과 최적화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제조 혁신기술 인큐베이터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현대차∙기아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성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전기차 전용 충전인프라 시스템 '이피트'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전기차 전용 충전인프라 시스템 '이피트' 사진=현대차그룹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고객 서비스 등 인프라 부문도 투자 항목이다. 특히 전기차 고객의 충전 편의 극대화와 충전 네트워크의 지속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3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출범시켰고, 올해 4월에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E-CSP, E-pit Charging Service Platform)’을 론칭했다.

또한 롯데그룹-KB자산운용 등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최대 200kW급 충전기를 임대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하며,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한다.

전기차 관련 광범위한 전략제휴도 모색한다.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등의 영역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신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태생기를 넘어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며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30년 글로벌 점유율 약 12% 수준 목표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전기차 전기차 시대를 맞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이자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많다.

내연기관 시대에서는 후발주자로 선두업체들을 추격하는데 주력했지만,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전기차시대에서는 직접 선두로 나서 후발기업들과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25만2719대를 판매하며 전세계 전기차 판매 ‘톱5’권에 진입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6 생산 라인.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오토랜드 화성 EV6 생산 라인. 사진=기아


1분기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7만6801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4만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 국내에서 2만2,768대가 판매돼 155%, 해외에서 5만4,033대가 판매돼 52% 각각 늘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유럽 14개국에서 현대차는 올 1분기 판매순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지 전용 전기차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30년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목표 역시 이 같은 실적을 근거로 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 신차 출시 계획도 빡빡하게 준비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는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