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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RAV4, 더 강렬해진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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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RAV4, 더 강렬해진 존재감

지난 13~15일 서울에서 부산 왕복
돋보이는 부분은 승차감과 연료효율


RAV4 하이브리드 정측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정측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왕복 866km"
토요타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AV4 하이브리드'를 타고 지난 13~15일간 달린 거리다. 이번 시승은 서울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을 거쳐 부산 벡스코를 거쳐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코스로 이뤄졌다.

토요타 RAV4의 첫 인상은 안정적이면서 차분한 느낌이다. 날렵하게 뻗은 헤드램프와 6각형 모양의 공기 흡입구가 위·아래로 정확하게 나뉘면서 대칭을 이룬다.

RAV4 하이브리드 측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측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달라진 점은 헤드램프 내부 그래픽이다. 예전에는 주간 주행등이 램프 전체를 감싸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상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측면은 든든한 느낌이다. 차량 앞과 뒤를 가로지르는 선명한 라인과 각진 바퀴 위(클래딩) 부분, 그리고 이 위를 검정 플라스틱을 덧댄 점이 그렇다.

시동을 켜니, 잔잔한 모터소리가 귀에 들린다. 이 차에는 2.5ℓ 4기통 가솔린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가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222마력, 최대토크는 22.5kg·m다.

여기에 토요타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E-four의 적용으로 뒷바퀴 쪽에 모터가 하나 더 들어갔다. 이를 통해 눈길이나 빗길에서 뒷바퀴가 언더스티어랑 오버스티어를 잘 잡아줘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RAV4 하이브리드 후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후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페달을 지긋이 밟으니, 차는 가볍게 움직인다. 낮은 속도에서는 전기로만 차량이 구동되다 보니 다른 소리가 크게 느껴질 만큼 조용하다. 페달의 답력도 매끄럽다. 크게 힘을 주지 않아도 차량은 가고 선다. 20km 이상 속도를 높이니 전기의 힘이 조금씩 빠지면서 엔진이 본격 개입한다. 배기음은 실내로 유입되고 차량의 힘 또한 더욱 강해진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잘 조율된 느낌이다. 장애물 등을 넘었을 때 충격과 여파는 탑승객에게 전달되지만, 이후 전달되는 잔진동은 잘 잡은 느낌이다.

RAV4 하이브리드 실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실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답답한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였다. 주행모드도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계기판이 달릴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주자마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차는 거친 엔진 배기음을 내며 앞으로 나간다. 응답성은 이전보다 빨라졌고 운전대는 묵직해졌다. 하지만 부족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내에서는 완벽했던 차의 모습이 조금 엇나가는 순간이었다. 치고 나가는 힘은 부족했다. 차선변경을 위해 가속을 할때 차량은 힘든 소리를 연일 뱉어냈다. 특히 NVH(Noise, Vibration, Harshness)가 취약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 풍절음, 실내 곳곳에서 들리는 잡소리가 점수를 깍아먹었다.

RAV4 하이브리드 운전석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운전석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하지만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승차감과 연료효율이다.

먼저 승차감은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편안한 승차감으로 인해 4시간 이상의 장시간 주행을 해도 운전의 피로가 적다. 이는 푹신하지만 몸을 잘 잡아주는 시트, 조작이 편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장치 등이 함께 맞물린 결과다.

RAV4 하이브리드 1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1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연료효율은 하이브리드답다. 공식 연비는 ℓ당 15.2km다(도심 15.8km, 고속 14.6km). 총 800km가 넘는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도출된 연비는 ℓ당 13.9km였다

공식 연비보다 낮다. 하지만, 고속 주행이 주를 이뤘고 통풍시트, 에어컨 풀가동 그리고 2명의 탑승객, 여기에 각종 짐들이 차에 실려 있었다. 또 주행모드는 스포츠로 두고 달린 것을 고려했을 때 1.3km밖에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다른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상황이 따라 연비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나지만, RAV4는 토요타의 기술력으로 이를 최소화 시켰다.

RAV4 하이브리드 2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2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2박 3일동안 토요타 RAV4를 시승했다.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듯이 이 차도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다. 우수한 주행 감각, 부드러운 승차감, 주행시 뿜어져 나오는 안정성 등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원가절감의 흔적과 취약한 소음과 진동 등에서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RAV4는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과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가격은 4740만원이다.

RAV4 하이브리드 정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RAV4 하이브리드 정면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