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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길] 포르쉐, 356부터 타이칸까지의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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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온길] 포르쉐, 356부터 타이칸까지의 대장정

1948년 356부터 2018년 전기차 타이칸까지

포르쉐 마크.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마크. 사진=포르쉐

많은 이들의 로망이자 드림카로 꼽히는 포르쉐가 올해 창립 74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총 30만대 넘게 팔리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포르쉐를 대표하는 모델을 살펴봤다.

356.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356. 사진=포르쉐


포르쉐의 시작은 폭스바겐 비틀 플랫폼으로 제작한 356이 탄생한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포르쉐는 창립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193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Dr. Ing. h. c. F. Porsche라는 디자인 사무소를 세운 것으로 시작했다.
356은 뒤쪽에 공랭식 4기통 수평대향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를 얹고 폭스바겐에서 가져온 여러 가지 부품들로 제작되었다. 이 차량은 약 17년간 생산되었으며, 당시 8만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큰 인기를 자랑했다.

포르쉐 901.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901. 사진=포르쉐


이후 포르쉐는 후속 모델로 현재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911을 1963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공개했다. 처음에는 901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지만, 당시 프랑스 제조사 푸조의 차량 이름 중간에 0이 들어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901을 911로 바뀌게 되었다.

911은 356과 같은 엔진·구동계 후방(RR) 구동계를 갖고 새로운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이 탑재되었다. 최고 출력 130마력과 최고속도 210km/h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1967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911 S가 추가되었고, 1970년에는 배기량을 2.2ℓ로 확대했다.

초창기 911.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초창기 911. 사진=포르쉐


하지만, 911은 스포츠카로서는 최고였지만, 회사 차원에서는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여기에 빈약한 제품군과 경제 위기까지 겹쳐 1990년대 중반 포르쉐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며 부도 위기에 처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가 추진한 것은 개발비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차량을 내놓는 것이다.

박스터.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박스터. 사진=포르쉐


바로 1996년 나온 미드십 후륜구동 소프트탑 컨버터블 스포츠카인 986 박스터(Boxter)의 시작이었다. 박스터라는 이름은 수평대향을 의미하는 박서(Boxer)와 로드스터를 합쳐서 만들어졌다.

박스터는 출시와 동시에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젊은 층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무섭게 팔려 나갔다. 박스터는 1990년대 포르쉐의 훌륭한 캐시카우(위험성이 낮으면서 안정적인 이익률을 높인다는 뜻) 역할을 했다.

박스터.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박스터. 사진=포르쉐


흥행 이유는 911보다 가격이 30~50%나 저렴한 것도 있었지만, 뒤 차축 뒤에 엔진을 놓는 형식과는 달리 축간거리 안쪽(1열 시트 뒤)에 엔진을 넣어 구조적 균형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스터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포르쉐의 재정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카이엔 1세대.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카이엔 1세대. 사진=포르쉐

이에 포르쉐가 새로운 카드로 출시한 것이 2002년 나온 브랜드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Cayenne)이었다. 카이엔은 매운 고추를 뜻한다.

1세대 카이엔은 못생긴 디자인과 스포츠카만 만들던 포르쉐가 SUV를 만들었다는 것에 많은 조롱을 받기도 했다. 당시 영국 자동차 전문지 탑기어는 "멍청이들이나 살 만한 물건"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고급 SUV 시장이 성장하면서 판매는 고공행진을 기록했고 결국 포르쉐의 재정난을 해결해주는 효자 모델이 되었다. 출시 첫해 미국에서만 1만3000대가 팔렸다.

포르쉐 카이엔.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카이엔. 사진=포르쉐


카이엔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으로 포르쉐는 다른 스포츠카를 개발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2004년 출시된 911, 2005년 2세대 박스터, 1세대 카이맨 등이 카이엔의 성공이 없더라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던 모델이었다.

포르쉐 파나메라 1세대.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파나메라 1세대. 사진=포르쉐


카이엔의 성공을 직접 지켜본 포르쉐는 이같은 자동차 하나 더 필요했다. 바로 2009년 세상에 나온 럭셔리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Panamera)다.

파나메라의 기원은 4명의 어른이 탈 수 있고, 4개의 수트 케이스를 운반할 수 있는 4도어 그란 투리스모를 개발한다는 당초 목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포르쉐 파나메라 1세대.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 파나메라 1세대. 사진=포르쉐


코드명 G1으로 알려진 1세대 파나메라는 스포티함과 편안함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이었다. 또 변속기와 스타트-스톱 시스템 등 럭셔리 클래스 모델로서는 처음으로 혁신적인 시스템이 적용됐다.

타이칸.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타이칸. 사진=포르쉐


포르쉐도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었다. 포르쉐의 첫 전기차 타이칸(Taycan)은 2018년 세상에 공개됐다. 타이칸의 차명은 '활기 넘치는 젊은 말'을 뜻하며, 지난 1952년부터 회사를 상징하는 엠블럼 속의 도약하는 말에서 영감을 얻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 600마력(440㎾) 이상을 발휘하는 2개의 모터를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3.5초, 200㎞/h까지는 12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2021년에는 세계 최초의 왜건형 양산 전기차인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가 출시되었다.

포르쉐가 판매하는 모델들.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가 판매하는 모델들. 사진=포르쉐


한편, 포르쉐 AG는 지난 상반기 판매량 14만5860대, 매출액 179억2000만유로, 영업이익 34억8000만유로를 기록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