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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대 개막⑤] JY는 마지막 삼성 총수…지배구조 개편 조기에 마무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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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시대 개막⑤] JY는 마지막 삼성 총수…지배구조 개편 조기에 마무리해야

향후 전문경영인 시대 전환 작업하려면 이재용 지배력 필수
‘삼성생명법’ 통과하면 ‘물산→생명→전자’ 소유구조 허점
외국자본 무차별 공격에 삼성 경영권 넘어갈 위기도 우려
삼성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삼성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이재용의 ‘뉴삼성’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취약한 지배구조 개편이 조기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법적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직후부터 지배구조 개편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사업지원TF)와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이 글로벌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미 보고서를 제출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를 마치는 대로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

올 초 출범한 제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도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찬희 준법위 위원장(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은 언론을 통해 합리적으로 삼성이 지배구조를 해결할 방법을 내놓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단기적으로는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 후에도 그룹 경영권을 확실히 담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장기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퇴진 이후에도 삼성의 경영권 독립을 지켜낼 수 있느냐로 구분된다. 이는 이 부회장이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마지막 오너 총수로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이 잡음 없이 이뤄지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올 1분기 말 기준 삼성 소유구조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31.31% 지분으로 삼성물산을 지배하고, 이어 '삼성물산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형태로 돼 있다. 삼성전자 최대 주주는 8.51% 지분을 가진 삼성생명이고, 삼성물산도 5.01%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일가 지분은 5.45%에 그친다.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아킬레스건은 삼성생명에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유독 약하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소유 지분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에 어긋나는데다, 21대 국회에선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를 총자산의 3%로 제한하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까지 제출된 상태다. 일명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법률안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각각 2020년 6월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모든 보험사는 계열사 지분 보유액 평가방식을 현재의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현재 보험사는 자산운용 비율을 산정할 때 총자산과 자기자본은 ‘시가’ 등을 반영해 작성된 재무제표상의 가액을 적용하지만, 다른 회사의 채권이나 주식의 소유금액은 시가 등이 아닌 ‘취득원가’를 평가 기준으로 적용해 산정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주식 5.81%(5억815만7148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취득원가는 총 5444억원이다. 이를 시가로 환산하면 24일 종가(5만7500원) 기준 29조2190억여원 수준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총자산 281조2868억원(2분기 공시 기준) 중 3%인 8조4386억원을 뺀 나머지를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으로선 5억 주가 넘는 20조원가량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더 약해지기 때문에 지분 매입 등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이 부회장은 물론 삼성의 다른 계열사도 이만한 돈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 재계 관계자는 “법 시행 후 이 부회장의 지배력 공백이 발생한 상황을 틈타 해외 투기자본이 무차별적으로 지분을 사들인다면 최악의 경우 삼성 경영권이 이들에게 넘어갈 우려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삼성이 금융 계열사만 떼어내 중간 금융지주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생명 최대주주가 삼성물산(19.34%)이어서 다양한 방식을 통한 지분 스왑(맞교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2015년 엘리엇 사태를 겪었던 것처럼, 논의하고 있는 방안이 또 다른 허점을 드러낼 것에 대비해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삼성은 총수 시대 이후를 대비한 지배구조 개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담당하고, 오너 일가는 이사회에 참여해 전문경영인을 감독하는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삼성은 스웨덴 발렌베리와 미국 포드 등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이 경험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오너 경영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의 기업 문화와 접목해 최적의 개편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회장 승진 후 이 부회장이 삼성을 위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에 따라 향후 삼성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