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12월1일 출범했지만 LG그룹의 2차전지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연구조직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모여 본격적으로 리튬이온전지 개발을 시작해 1998년 국내 최초 첫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보다 거의 10년이 늦은 상태였다.
수년간 투자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1999년 LG그룹의 조립기술인 스택앤폴딩, 안전성강화분리막 등 차별화된 소재와 기술로 독자적인 제품을 탄생시켰다.
2000년엔 소형전지를 넘어 전기자동차용 중대형전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이후 일본보다 앞서 고성능 노트북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점하게 된다.
구 회장은 2005년 2000억원 적자에도 2차전지 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을 확신해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그 결과 2007년 회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현대차를 시작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단독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하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LG화학으로부터 2020년 12월 분사됐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은 분사 후 1년도 되지 않아 큰 위기를 맞았다. 회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GM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대규모 리콜 결정을 내렸다. 이 일로 최소 조 단위의 비용 부담과 상장 계획도 재검토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는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 품질 향상을 통해 고객사들의 신뢰를 되찾았다. 제품의 출하량 증가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7조6482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영업이익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외 시장에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로 도약했으며, 삼성전자에 이은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국내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