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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자율주행차 개발 지연…"승용보단 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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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자율주행차 개발 지연…"승용보단 상용"

베일 속 애플카, 운전대·페달 달고 2026년으로 출시 연기
폭스바겐그룹, 미래 프로젝트 수정하며 자율주행 개발 보류
자율주행 기술 현주소, 자율주행 트럭 등에 적용 가능 수준

애플이 등록한 특허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플카 예상도 영국 자동차 리스 업체 바나라마 홈페이지 첫 화면 캡쳐 사진=바나라마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등록한 특허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플카 예상도 영국 자동차 리스 업체 바나라마 홈페이지 첫 화면 캡쳐 사진=바나라마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애플카 프로젝트 ‘타이탄’에서 자율주행 기술 적용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그룹이 진행하던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는 이달 내 폐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테슬라는 ‘풀 셀프 드라이빙’ 개발 시점에 따라 자동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신차들을 모듈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완료 시점이 미궁 속이다.
애플은 몇 달간의 내부 경영진 논의 후 현재 기술로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구현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애초 SW 전문 개발 업체인 애플은 현재까지 자동차 업체들이 구현하지 못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테슬라에 몸담았던 인재들을 대거 수용하면서까지 개발에 매진했다.

레벨 5는 운전대와 페달이 없어도 신호체계 감지, 위험회피(전후방충돌방지 시스템), 도로 상황 등을 빠르게 분석해 스스로 알아서 운행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내부 탑승자의 손과 발, 눈을 모두 자유롭게 해주는 단계다.

애플은 이러한 레벨 5 자율주행 애플카의 계획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수정안은 고속도로에서만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정도의 애플카를 구상한다. 비록 계획보다 한 해 연기됐지만, 출시가 확정된 애플카가 기존 전통적인 자동차들과 마찬가지로 운전대와 페달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형태로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연상해볼 수 있다. 오토파일럿은 현재 실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계지만,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레벨 3는 목적지 설정에 따라 차선 변경, 앞차와의 거리 조절(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통해 고속도로와 같은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자동 주차 기능 등을 포함한 스마트 차량 호출 시스템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테슬라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풀 셀프 드라이빙’에 있다. 이 역시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신차에는 해당 SW를 수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HW)를 구축해가고 있다. 테슬라는 풀 셀프 드라이빙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을 때를 위해서다. 하지만, 상용화 시기가 불확실할뿐더러 최첨단 HW의 설비로 찻값 상승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폭스바겐그룹이 추진하는 자율주행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도 제동이 걸렸다. 아르테미스는 폭스바겐그룹의 신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아우디 플래그십 모델과 벤틀리의 첫 순수전기차를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계획에는 폭스바겐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항목도 포함돼 있다. 새로 부임한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 회장이 전임 회장 헤르베르트 디에스(Herbert Diess)가 SW 개발에 난항을 겼었던 선례를 참고해 프로젝트를 수정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부분만을 의미하고 폭스바겐그룹의 신규 아키텍처는 계획대로 출시한다.

앞서 지난 7월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빌보헤는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따라 개발 중인 아우디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모델의 출시가 계획보다 최대 3년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자율주행 기술 때문에 하위 브랜드의 생산 판매에 차질을 빚게 되는 셈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이들 말고도 구글 웨이모 등 여러 SW 회사나 스타트업들 역시 진행하고 있지만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핵심 기술은 이미 레벨 5에 근접한 상태지만, 관련 법 승인 등의 부수적인 과제가 발목을 붙들고 있다. 실생활 활용도 확인을 위한 테스트 베드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발전된 기술은 상용화 시장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고안되고 있다. 물자 수송용 자율주행 트럭 등이 가장 발전적인 예시가 될 수 있다. 택시나 버스 등 시내 대중교통을 이용한 자율주행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의 경우 수준 0에서 5까지 단계 가운데 3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물류를 기본으로 인적 이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사업이 예상된다”며 “제도적 기반은 물론 본격적인 자율주행차의 시작인 레벨 4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