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그랜저, 스타리아 등에 동일안 DRL 적용

동일한 디자인이 적용된 차량이 늘어남에 따라 현대차의 설명도 구체화되고 있다. 스타리아에서는 단순히 "차체를 가로지르는 얇고 긴 주간주행등(DRL)"으로 설명이 되어있지만, 그랜저와 코나에서는 공식 명칭이 들어가며 현대차의 새로운 요소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현대차는 이를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라고 설명하며 "밤과 아침을 가르는 새벽의 경계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고 했다. 더불어 "차량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강렬한 인상을 준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두고 업계는 현대차의 ‘패밀리룩’이 재정의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패밀리룩은 같은 브랜드의 여러 차량 모델에서 볼 수 있는 공통된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대표적으로는 독일 BMW의 키드니 그릴, 아우디 싱글 프레임, 렉서스의 스핀들그릴 등이 있다.
십수 년 전부터 현대차는 패밀리룩을 자사 모델에 적용하며 디자인 경쟁력을 높여왔다. 시작을 알린 것은 플루이딕 스컬프처로, 2009년 쏘나타YF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유체처럼 흐르는 조각이란 의미로 마치 물이 흐르듯 차 전면에서부터 후면까지 자연스럽게 흐르는 유연하고 리듬감 넘치는 디자인을 말한다. 이후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으로 발전했고 2013년 말 탄생한 제네시스(현 G80) 모델에 최초로 적용됐다. 정제되고 간결한 디자인 요소를 바탕으로 한 조화로운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2018년에는 이름을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로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는 기존 스타일링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비례, 구조, 기술로 확장해 세련된 이미지에 스포티한 감성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 부사장은 이를 "궁극의 본능적 아름다움으로 길 위의 풍경을 새롭게 한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새롭게 적용되기 시작한 패밀리룩은 향후 다른 모델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최근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의 위장막 사진을 보면 같은 DRL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전기차 시대에서도 더 큰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는 그릴을 중심으로 차량의 정체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 내연기관 차량이 가졌던 그릴은 필요가 없어진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램프로 바뀌면서 디자인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 바로 코나EV다. 코나EV에는 수평형 램프가 동일하게 적용이 되었지만, 범퍼 디자인을 달리해 내연기관 모델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췄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