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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종료…삼성·LG 점유율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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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탁기 세이프가드 종료…삼성·LG 점유율 확대 기대

韓기업의 시장점유율 오히려 확대돼 실효성 떨어진 조치

프레스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세탁기 커버가 공중 컨베이어를 통해 다음 공정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프레스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세탁기 커버가 공중 컨베이어를 통해 다음 공정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했던 미국 세탁기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이 7일(현지시각) 종료되면서 양사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날 대형 가정용 세탁기 세이프가드 저율할당관세(TRQ)이 연장 기간 만료되면서 종료됐다.
월풀 등 미국 업계가 수입산 세탁기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으로 2018년 2월부터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3년간 시행했다. 이후 2021년에 2년 더 연장됐다. 세탁기 완제품의 경우 쿼터 120만대에서 관세 14~30%, 부품은 쿼터 13만개에 관세 0~30%를 적용했다.

세이프가드는 최대 8년까지 시행할 수 있어 2026년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그대로 종료된 이유를 2가지로 압축해볼 수 있다.

우선 그 실효성의 문제다. 수입산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겨냥한 조치였지만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에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확대됐다.

한국무협협회의 미국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1년 한국산 세탁기 수입액이 급증했다. 세탁기 품목의 연도별 미국 수입현황을 조사한 결과 2021년 한국산 세탁기 수입액은 4억2926만3000달러로 전년(1억5341만2000달러) 대비 179.8% 증가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의 수입규모를 판단하기 위해 별도의 HS코드를 분류해 제공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사상 최대 금액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이프가드에 조기 대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월부터, LG전자는 2018년 12월부터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를 생산하는 가전 공장을 가동했다. 이로써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체제를 갖춰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월풀 등 미국 기업들은 세이프가드로 반사이익을 기대했으나 한국 기업들이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월풀은 3위에 머물렀다. 미국 기업들이 규제를 통해 유리한 위치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소비자 만족도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월풀을 제치고 세계 생활가전시장 1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분쟁에서 우리나라 손을 들어주면서 연장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우리 정부가 2018년 WTO에 제소한 결과, WTO는 세이프가드의 핵심 쟁점 5개 모두에서 위법하다고 판정했다. WTO의 판정으로 세탁기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 남용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현지 생산 공장 운영으로 대응하고 있어 해제 후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불리했던 관세 문제가 해소돼 시장 점유율 상승은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