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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전고체 배터리…중요한 것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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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전고체 배터리…중요한 것은 '가격'

LG엔솔,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 전고체 배터리 개발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해 화재위험이 줄어드는 것이 장점
 리튬이온 배터리(좌)와 전고체 배터리(우)의 구조.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리튬이온 배터리(좌)와 전고체 배터리(우)의 구조.사진=삼성SDI
꿈의 배터리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국내 배터리 업체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큰 성장 가능성과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높은 가격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경기도 수원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S라인)을 완공하고 하반기에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앞서 지난달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서도 자사 전고체를 전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낮은 고분자계 배터리를 우선적으로 개발한다. 오는 2026년 양산이 목표다. 2030년 이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2025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 오는 2029년 양산 돌입이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국내 배터리 업체만 뛰어든 것은 아니다. 이미 파나소닉, CATL 등 일본, 중국 배터리 업체도 앞다투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도 전고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전고체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해당 배터리가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미래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폭발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액체 전해질보다 전도 성능이 향상된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즉 화재 위험은 적은데 더 향상된 성능을 확보해 주행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액체 기반 리튬이온배터리는 화재 이슈가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있다. 이에 이런 요소가 줄어든 전고체 배터리의 수요는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매년 큰 성장이 예고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5년 8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남은 문제가 있다. 높은 가격과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의 잠재력이다. 전고체 배터리 가격은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제조 가격이 높다. 전고체 배터리 가격은 2026년 1kWh당 400~600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리튬이온배터리는 1kWh당 156달러다.

1991년 일본 소니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던 리튬이온배터리가 현재 가격대까지 오기까지 약 30년의 시간이 걸린 것을 고려했을 때 전고체 배터리의 가격이 리튬이온배터리 수준으로 내려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가 여러 장점을 가진 것은 맞다"며 "하지만 개발되더라도 높은 가격 등의 문제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영향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장 수요가 한 번에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낮다는 것이다.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배터리 합작사 프라임 플래닛의 코다 히로아키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0년 동안은 리튬이온배터리가 지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일 발표한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에 따르면 전고체 전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민관이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