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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25)] 시속 200km이상 달리는 고속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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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25)] 시속 200km이상 달리는 고속철도

현대로템이 개발한 430km/h급 차세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HEMU-430’ 최고속도는 430km/h이다.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로템이 개발한 430km/h급 차세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HEMU-430’ 최고속도는 430km/h이다. 사진=현대로템
지난 7월 13일 이탈리아 전역은 열차 파업으로 올스톱되고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해외여행에서 고속열차는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안락한 공간이다. 차창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광은 영화 같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답답하지 않다. 생경한 풍경을 비디오 감상하듯 바라보는 것은 고속열차가 주는 특권이다.

고속철도(HSR)는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린다. 시속 355km까지 순항할 수 있지만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도 있다. 아시아와 유럽 등 20개 이상의 국가에는 고속철도 네트워크가 잘 깔려있다. 사실 고속철도는 비행기 이용보다 편리한 점이 많다.

최초의 고속철도는 1964년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개통된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시속 515km의 신칸센이다. 세계인들은 신칸센에 찬사를 보냈다. 빠른 속도와 총알처럼 생긴 코 모양 때문에 ‘총알 열차’라는 별명도 얻었다. 신칸센 건설은 프리스트레스 콘크리트 타이 사용과 1.6km 길이의 선로 용접구간 등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유럽 최초의 고속철도는 1977년 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 구간이다. 1981년 프랑스에서도 파리와 리옹을 잇는 고속철도가 운행됐다. 캐나다에서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제작한 터보 열차가 몬트리올과 토론토 구간을 운행했지만 곧 폐선됐다.
한국 고속철도는 2004년에 서울-부산간 일부가 개통됐다. 전체 노선은 2010년에 완공됐다. 2007년에는 채널 터널과 런던을 연결하는 고속 1호선, 채널터널 레일 링크(CTRL)가 개통됐다. 유럽 본토와 영국 간 국제 여객 이동이 활발해졌다.

2018년에는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와 탕헤르를 잇는 알 보라크 노선이 열렸다. 아프리카 최초의 고속철도였지만 아쉽게도 라틴 아메리카에는 아직 고속철도가 없다.

중국은 21세기 초만 해도 고속철도가 없는 국가였다. 자존심을 구긴 중국은 적극적으로 철도를 건설했다. 현재는 세계 고속철도 분야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약 3만8000km에 달하는 노선을 갖춘 고속철도는 중국의 모든 주요 대도시 클러스터를 연결한다. 중국은 2035년까지 고속철도 네트워크를 약 7만km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선포했다.

기차보다 고속도로에 더 많은 자원을 집중해 온 미국은 1960년대부터 고속철도 개발에 돌입했으나 광범위한 고속철도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1965년 의회는 고속 지상 교통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계획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1970년대에 보스턴과 뉴욕 사이에 운행되었던 터보 열차마저 중단됐다. 프랑스에서 설계된 모델은 1980년대 중반에 뉴욕 주에서 운행되었지만 이마저도 단종 됐다.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미국에는 보스턴과 워싱턴 DC를 잇는 북동부의 아셀라 고속철도가 단 한 개뿐이었다. 아셀라는 일부 구간에서 시속 241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지만, 이 철로에는 열차가 노선 전체에서 제 속도로 달리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열차 속도를 늦추는 커브, 100년 이상 된 일부 교량과 터널, 화물을 포함한 다른 열차와 선로를 공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암트랙의 목표는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는 아셀라의 운행 시간을 2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 주 유권자들은 2008년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간 초고속 열차 건설을 위해 채권 발행을 승인했지만, 공사는 2022년까지 한 구간에서만 시작되었고 예상 비용은 1130억달러로 불어났다. 결국 공사는 불확실해졌다.

미국의 고속철도 지지자들은 철도에 660억달러를 지원하는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인 2021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에 고무되어 있다. 이 자금은 철도 교통 속도를 늦추는 낡은 교량과 터널을 교체하는 등 암트랙을 현대화하고 열차 운행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다.

프랑스 열차 제조업체인 알스톰(Alstom)은 뉴욕주 호넬에서 프랑스 고속 여객 열차(트레인 드 그랑드 비테제, TGV)를 모델로 암트랙용 열차를 제작하고 있다. 이 열차는 시속 300km에 가까운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열차이지만 통로가 제한되어 있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속철도는 일반 열차처럼 강철 바퀴를 사용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북미 일부 지역에서 사용되었던 구형 터보 열차는 제트 항공기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가스 터빈 엔진으로 구동되었다.

이 유형의 고속철도는 전기 열차를 선호하여 대부분 단종 되었다. 일본의 신칸센은 가공선 시스템에서 동력을 얻는 전기 다중 유닛 열차이다. 때때로 10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시속 320km 이상으로 운행한다. 전기 열차는 정교한 안전 기능을 갖추고 있다.

각 차량에는 긴급 제동시 차체가 뒤틀리지 않도록 설계된 특수 제동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열차의 모든 움직임은 중앙 컴퓨터 시설에서 모니터링 및 제어된다. 레일에는 장애물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열차와 철로 모두 강철로 구성된 고속열차는 철강 산업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수요 산업이다. 철은 여행으로 새로움을 만나게 해주는 행복한 시간의 디딤돌이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