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참여 예정
전문가들, 유럽 업체들 참여 불구 韓·日 2파전 예상
전문가들, 유럽 업체들 참여 불구 韓·日 2파전 예상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캐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대 12척의 잠수함 구입 프로젝트에 출사표를 던지고 수주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개최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나란히 밥콕캐나다(Bobcock CANADA)와 기술협력협약(TCA)을 체결했다. 밥콕 인터내셔널그룹의 캐나다 법인인 밥콕캐나다는 방산과 에너지전문 기업으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밥콕캐나다와 협력해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가 진행하고 있는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 ‘CPSP’는 캐나다가 보유하고 있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사업규모는 최소 600억캐나다달러(약 76조6800억원)로 캐나다의 넓은 해안은 그동안 미국이 커버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전으로 러시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해군력의 증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캐나다 상원 상임위원회는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북극해의 얼음 밑으로 항해가 가능한 잠수함의 건조 필요성을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증진을 목적으로 영국, 호주와 함께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협의체 오커스(AUKUS)에 가입해야 한다면서 수중방어능력 향상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북극해와 북해를 통해 러시아와 해상을 통해 인접한 상태로 캐나다 상임위원회는 지난 2022년 보고서를 통해 캐나다의 북극해 감시능력이 떨어진다며 방어취약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캐나다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 건조된 영국산 중고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디젤 잠수함을 도입해 북극해와 북해에 포진시킴으로써 촘촘한 해상 감시망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소식에 외국 방산업체들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프랑스·독일·스웨덴 등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한국과 일본이다. 작전능력을 고려했을 때 캐나다는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을 건조해야 하지만 현재 이를 상용화해 운영하면서 신뢰성이 검증된 모델은 한국과 일본 잠수함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타이게이급 잠수함을 내세워 수주를 노리고 있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한국 잠수함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해외 수출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화오션은 지난 2011년과 2018년 인도네시아 등에 잠수함을 수출한 이력이 있다. 뿐만 아니라 국산 3000t급 잠수함은 디젤 엔진과 연료전지를 추진체계로 사용하면서 핵잠수함을 제외한 재래식 잠수함 중 ‘가장 조용한 잠수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 잠수함은 심해에서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음파를 이용해 적 잠수함을 파악하고 공격한다. 따라서 조용한 잠수함은 위치를 파악할 수 없어 최고의 공격수단이 될 수 있다.
화력면에서는 수직발사관이 일본대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4월 취역한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급 2번함 ‘안무함’은 공기불요체계(AIP)배터리와 6개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다. 캐나다가 한국의 잠수함을 도입하게 될 경우 바다속으로 은밀히 이동해 SLBM이라는 강력한 화력을 투사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캐나다 정부와 해군 관계자들이 일본에서 잠수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와사키중공업과 미쓰비시중공업도 방문한데 이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등을 방문해 시설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캐나다 정부가 한국과 일본 잠수함을 놓고 수주를 가늠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사업 진행은 아직 초기 상태”라며 “사업 진행이 본격화되면 적극적으로 입찰에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웨인 에어 캐나다 국방참모총장이 친한파로 알려져 상황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부사령관으로 한국의 평택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지난 2019년 ‘예영수’라는 한국 이름도 선물받은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