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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산업시각] 박찬구‧이호진, 특사 이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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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산업시각] 박찬구‧이호진, 특사 이후가 기대된다

법적 책임 모두 마친 뒤에도 경영복귀 제한 받아
9일 광복절 특사 심사 통과…공식 발표 절차 남겨
대한민국 재계에서 오너 총수 역할은 여전히 중요
“경영으로 잘못을 만회해야” 재계서도 한 목소리
박찬구 금호헉유화학 대표(현 명예회장)이 2019년 12월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박찬구 금호헉유화학 대표(현 명예회장)이 2019년 12월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죄를 범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는 건 당연하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나, 가난하고 흔히 말하는 ‘빽’도 없는 사람이냐에 관계 없이 받아야 하는 처벌은 공평해야 한다.

잘못에 대한 책임 다하고 사회에 복귀한 이들에게는 그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져야 한다. 법적으로는 책임을 다했으니 형기를 마친 이는 죄인이 아니다. 이들이 과거를 뉘우치고 현재 정상적인 생활을 다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들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죄인이었다’는 꼬리표를 문제 삼아 지금 일어나지 않은 또 다른 문제 행동을 “아마 또 그럴가야”라고 지레짐작해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가장 억을한 집단이 기업가다. 한국 사회에서는 전통적으로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강하다고 하는데, 그 감정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히기만 한다.

일부 기업가의 몰지각한 행동이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고, 그 이야기가 영화와 드라마 소재로 활용되면서 ‘기업가=범죄자’라는 등식이 만연해 있는 게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이다.
기업인 가운데에서 특히 오너 일가에 대한 비난의 시각은 강하다. 같은 잘못이라도, 오너라는 이유로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더 큰 책임을 강요받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돈을 풀어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 드러난 상황만 놓고 보면 - ‘유전무죄 무전유좌(有錢無罪 無錢有罪) 상황은 많이 개선되어 그들도 처벌을 받는다. 한국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졌다고 봐야할 것이다.

법적 책임을 다한 기업가는 소속했던 기업으로 복귀를 하랴고 한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이제 도덕적 책임을 요구한다. 구체적인 방법이 경영 일선 복귀를 막는 것이다. 기업가라는 타이틀에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춰야 하므로,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이를 이전의 자리에 앉혀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기업가에게 정직은 생명과 다름없다. 다만, 기업가가 청백리와 같은 성품만으로 사업을 하기는 세상과 현실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도덕적·인륜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기업가와 기업 모두 죄인이다. 이러면 누가 사업을 하려고 할까.

따라서 법이 존재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문제가 되지 않으면 어느 정도의 일탈(?)은 용인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법에 의한 처벌은 사람 뿐만 아니라 기업 자체에게도 내린다. 적어도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른 기업가들에게 경영을 통해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들어 세 번째 특별사면인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사면심사위는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특별사면·복권 대상자를 심사한 결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이 심사를 통과했다. 사면심사위의 결과는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형이 끝났지만 취업제한 규정에 발이 묶여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면‧복귄이 최종 결정되면 기업가라는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전문경영인 위주의 경영이 정착된 마당에 오너 기업가의 경영일선 복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재계에서 오너 총수는 아직까지 충분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재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즉, 투자자의 이익을 고려해 단기적 실적 개선에 매달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신경써야 하고, 그래야만 임기가 늘어나는 전문경영인의 시각은 좁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전문경영인들이 모여 있는 대기업 경영 시스템에서는 각각의 전문 경영인이 안대를 눈에 달아 옆을 보지 못하고 앞만 달리는 경주마와 같다. 오너 총수는 그룹의 전체 사업군을 크고 넓게 바라보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맹점을 찾아 보완하고, 전문경영인들이 추진하는 사업간 융합과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중심 역할을 한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그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크지만, 미래 더 큰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고, 그 책임을 진다.

금호석유화학그룹, 태광그룹 등이 오너 총수의 복귀를 그토록 원했던 이유다. 4대그룹에 비해 규모는 작다고 해도 이글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의 수가 각각 수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대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는다.

비록 늦은감이 있으나 오너 총수들의 특사가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해당 그룹은 현재 사업부문을 강화하고, 미래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 추진할 수 있을 것으호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기업업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오너 총수의 특사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면서, “오너 총수들이 지은 과오를 만회하려면, 결국 가장 잘하는 경영으로 보답하는 것이니 만큼, 해당 기업들도 더욱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