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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기업, 전력 모듈·SiC 시장 '신흥 강자'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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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기업, 전력 모듈·SiC 시장 '신흥 강자'로 등장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일본 토렉스반도체와 SiC전력반도체 개발에 협력한다. 사진=토렉스반도체이미지 확대보기
예스파워테크닉스가 일본 토렉스반도체와 SiC전력반도체 개발에 협력한다. 사진=토렉스반도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전력 반도체 모듈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기술 혁신에 성공해 독일,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 전력 반도체인 SiC(탄화규소)의 생산기술에서도 선진국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BYD와 CRRC가 자동차용 전력 변환기에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 모듈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성능이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즈의 제품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일 수 있다고 9일(현지시간)에 보도했다.

전력 모듈은 전력 전자 분야에서 중요 기술이다. 전력 전자 변환기의 핵심 구성 요소로, 전력 전자 시스템의 성능과 신뢰성에 큰 영향을 준다. 전력 모듈의 제조는 고도의 기술적 난이도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소수의 몇몇 기업만 제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피니언, 댄포스, 세미크론 댄포스, 모노리식 전력 시스템 등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 BYD의 전기차 씰(SEAL)에 탑재한 BYD가 자체 개발한 전력 모듈이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의 차량용 파워 모듈 HybridPACK Drive와 성능이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력 분리 및 모듈 시장 규모는 2018년에 207억 달러였으며, 2026년까지 359억 달러 정도로 커지고 연평균 성장률은 6.4%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중국시장 크기를 감안할 때 이 시장에서 향후 BYD가 큰 경쟁자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YD는 이미 2021년부터 자사가 전기차 시대에 경쟁력을 가지려면 전력 모듈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자회사 BYD 세미컨덕터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1200V 전원 장치 드라이버 칩인 BYD BF1181을 개발해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2021년 기준으로 대개 전기차는 400V에서 800V 범주를 사용했다. 전기차 파워트레인은 전기 모터, 인버터,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다.

파워트레인 전압은 전기 모터 출력과 배터리 용량에 영향을 미친다. 전압이 높을수록 전기 모터 출력이 높아지고 배터리의 용량이 커진다.

대부분의 전기 자동차는 400V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며, 400V 파워트레인은 충분한 출력과 용량을 제공하지만, 더 높은 전압을 사용하면 더 높은 출력과 용량을 제공할 수 있다.

800V 파워트레인은 400V 파워트레인보다 두 배의 전압을 사용해 더 높은 출력과 용량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BYD는 1200V 전원 장치 드라이버 칩인 BYD BF1181를 개발해 사용 중이며, 계속 제품을 혁신하고 있다.

HybridPACK Drive는 인피니언의 선도 전력 모듈로, 전기차 추진 인버터 기능에 사용한다. 이 제품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추진 응용 분야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750V 및 1200V 클래스 내에서 100kW에서 250kW까지의 확장 가능한 전력 범위를 제공한다. 세계 최고 수준 기술로 평가된다.

인피니온은 파워 반도체 최대 기업이며 HybridPACK Drive는 2017년에 처음 발표되어 2021년 5월 시점에서 이미 누계 100만 개 이상을 출하했다. 이런 최대 히트 제품에 버금가는 실력을 BYD가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CRRC도 놀라운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15년 중국 두 철도 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세계 최대의 철도 차량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철도 차량 인버터용 파워 모듈에 관여해 왔으나 최근에는 차량용 파워 모듈에 주력하고 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CRRC 그룹의 자동차용 전력 모듈 역시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즈의 HybridPACK Drive와 유사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파워반도체 업체 경영진도 CRRC 그룹의 자동차용 전력 모듈이 잘 만들어져 있고, 곧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RRC 그룹의 자동차용 전력 모듈 개발 성공은 중국의 기술력 향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CRRC 그룹은 결국 자국은 물론 세계 전기차 제조업체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전력 반도체인 SiC(탄화규소)의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SiC는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보다 내열성과 내전압성이 우수해 전기자동차, 태양광 발전 등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SiC 제조 기술은 어렵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기업이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 제조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SiC 제조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점차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피니언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인 SICC 및 Tankeblue와 소싱 계약을 체결했다. SICC와 Tankeblue는 중국의 SiC 생산업체로, 인피니언은 두 기업과 계약함으로써 SiC 재료 공급업체를 다양화하고 경쟁력 있는 SiC 소스를 추가로 확보하게 되었다. 이 계약에 따라 SICC와 Tankeblue는 인피니언에 경쟁력 있고 고품질의 150mm 웨이퍼를 제공하여 인피니언이 SiC 반도체를 제조하도록 돕게 된다.

인피니언은 이전에도 월프스피드, 코우히런트, 레저넌스 등과 같은 계약을 체결해 왔다. 즉, SICC와 Tankeblue가 이러한 SiC 웨이퍼의 선두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SICC의 SiC 웨이퍼 품질은 “이미 높고, 5년 이내에 최상으로 평가되는 월프스피드와 동등해질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실력을 보여주는 두 번째 사례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SiC 제조 기술 분야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과 서방의 기술 견제에도 첨단 기술 혁신에 성과를 내고 있다. 과거 중국은 태양전지, 디스플레이 패널, 배터리 등에 자국 시장에서 강한 경쟁을 유도하고, 승리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중국은 전력 반도체와 SiC에서도 이러한 패턴을 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