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낸드플래시 메모리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성능은 저장 용량과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저장 용량이 높을수록 속도도 빠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저장 용량은 칩 안에 있는 셀(cell)의 개수와 셀 하나가 저장할 수 있는 비트(bit)의 수에 의해 결정된다. 셀은 전기 신호를 받아 데이터를 읽고 쓰는 작은 구조물로, 비트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로 0과 1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셀 하나가 1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SLC(single-level cell) 타입의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있다면, 100개의 셀이 있으면 100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셀 하나가 2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MLC(multi-level cell) 타입의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있다면, 같은 100개의 셀로도 200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런데 셀 하나가 저장할 수 있는 비트의 수를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비트의 수가 많아질수록 전기 신호를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에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셀 하나가 4비트를 저장하는 QLC(quad-level cell) 타입이 상용화되어 있으며, 8비트를 저장하는 PLC(penta-level cell) 타입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
그래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들은 칩의 크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셀의 개수를 늘리는 방법을 찾았다. 그 방법은 바로 셀을 세로로 쌓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칩의 면적은 그대로인데도 셀의 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저장 용량도 높아진다. 이러한 방식을 3D 낸드플래시라고 부른다.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2013년에 처음 선보였으며, 현재까지도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21년에 176단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2025년에는 256단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더블스택'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칩을 두 번에 나눠 제작한 뒤 결합하는 방법이다. 300단의 칩을 만들려면 150단의 칩을 두 개 만들어서 하나로 붙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9세대 V낸드 이후인 10세대 낸드부터 SK하이닉스가 적용하는 '트리플스택'을 도입하겠다는 내부 로드맵을 마련했다. 트리플스택 기술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위해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파트너와 긴밀하게 기술 협력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트리플스택'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칩을 세 번에 나눠 제작한 뒤 결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321단의 칩을 만들려면 120단, 110단, 91단의 칩을 각각 만들어서 하나로 붙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저장 용량을 더 늘릴 수 있어서 성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025년 양산 예정인 321단 낸드플래시 샘플 칩을 업계 1위 삼성전자보다 먼저 공개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달리 이 칩은 각기 다른 세 개의 칩을 만든 뒤 세로로 잇는 ‘트리플스택’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120단·110단·91단 낸드를 따로 만들어 하나의 칩으로 이어 붙이는 것이다.
더블스택과 트리플스택의 차이는 크다. 특히 생산성과 원가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두 번의 결합 방식으로 칩을 만들 때가 세 번에 걸쳐 제작할 때보다 공정 수와 각종 원자재 가격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다른 전략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위를 지키려고 한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현재 가격이 낮아서 많은 회사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양 회사 모두 호황에 대비하고 있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