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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지는 韓 배터리 입지…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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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지는 韓 배터리 입지…이대로 괜찮은가?

중국업체 NCM 특허 2021년 기준 약 4200건
미국, 일본, 한국과 비교해 월등히 많은 수준
LFP시장에서도 연구개발 통해 성능 개선 집중
국내업체 이제야 LFP 개발...2026년 양산 목표
CATL 본사 전경. 사진=CATL이미지 확대보기
CATL 본사 전경. 사진=CATL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인 리튬인산철(LFP)에서 그치지 않고 니켈코발트망간(NCM)·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배터리는 저렴한 배터리'라는 인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들은 삼원계 배터리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며 국내 배터리 업계를 빠르게 뒤쫓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이 주최한 '2024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망 및 차세대 전지 개발 기술 컨퍼런스'에서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중국팀 전문연구원은 "한·중 간 배터리 기술 격차는 약 2년으로 평가된다"며 "이 중 CATL의 NCM 622의 기술력은 2020년에 이미 한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삼원계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관련 특허 건수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NCM 관련 특허 건수는 지난 2021년 기준 417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435건), 미국(273건), 한국(246건)이 뒤를 이었다. 차세대 배터리 관련 특허 건수도 9625건으로 가장 많았다. 최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대부분의 세부 기술 분야에서도 중국의 출원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기존 강점이 있던 LFP배터리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LFP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짧은 주행거리를 보완하고 있다. 중국 LFP는 기술 향상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약 400㎞까지 개선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중국 LFP배터리의 셀 단위 평균 에너지밀도는 ㎏당 145~160와트시(Wh)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최대 210Wh까지 개선됐다.
신제품 출시도 예고됐다. 지난해 8월 CATL이 공개한 LFP배터리 신제품 선싱(Shenxing)은 1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10분 충전 만에 400㎞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LFP배터리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업체의 경우 이제 막 LFP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르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이제껏 LFP 개발을 하지 않았던 것은 특허 문제도 있지만 부가가치였다. 배터리 산업 자체가 이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LFP 관련 기술 및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LFP 장점을 넘어서는 차세대 배터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