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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익성 곤두박질 친 정유업계…실적 개선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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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익성 곤두박질 친 정유업계…실적 개선은 언제?

정유업계, 지난해 연간·4분기 수익성 악화
정제마진 하락에 정유 사업 부진이 이유
석유화학, SAF 등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
정부도 법 개정하며 정유사 힘 실어줘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HD현대오일뱅크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HD현대오일뱅크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정제마진 하락으로 정유 부문에서 적자가 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석유화학,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신사업 추진을 통해 정유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해 4분기 평균 2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는 681억원으로, 이 중 정유 사업에서 3057억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도 부진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58.3% 감소한 1조41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 76억원을 내며 1년 전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정유 부문에서 2657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HD현대오일뱅크는 77.9% 줄어든 6166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은 정제마진 하락이 이유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 등 비용을 제외한 것으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4.1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8.4달러)과 비교해서 51.1% 하락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며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적 반등은 1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서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6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정제마진이 배럴당 9~10달러대였던 2023년 1분기만큼 상승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제마진은 2022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다소 하락 추세이지만 2024년에도 평균 수준 대비 높은 정제마진을 예상한다"고 했다.

앞으로 정유업계는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정유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이들은 SAF, 전기차용 윤활유 등 기존 정유 사업에서의 사업 다각화를 비롯해 석유화학 사업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석유 수입부과금 관세 관련 고시 개정, 석유사업법 개정안 국회 본의회 통과 등도 정유 업계의 수출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 및 신사업 추진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풀어야 할 것들이 많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정유사들의 성과급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성과급으로 연봉의 40%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해 10%포인트(p) 줄었다. 실적 성과급 규모를 정하지 않은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