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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 능선 넘었다…반독점 '끝판왕' 美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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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9부 능선 넘었다…반독점 '끝판왕' 美당국

14일 EC 기업결합 심사 '조건부 승인'
EC 통과 후엔 美 경쟁당국 심사 남아

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체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체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는 데 미국의 승인만 남았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전체 14개국 중 미국을 뺀 13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이다.

당초 미국은 기업결합 승인을 얻기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기업결합 심사에 가장 까다로운 곳으로 알려진 유럽연합(EU)과 승인 결정을 내리면 미국 역시 승인을 얻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이 EU만큼 까다로운 잣대로 심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사법계가 대형 항공사 출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미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는 현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막기 위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법원은 올해 1월 현지 LCC 1위 제트블루항공이 업계 2위 스피릿항공 인수·합병을 막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판결은 미 법무부가 양사 합병을 저지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미 법무부는 2023년 3월 양사 합병으로 경쟁이 줄고 항공권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며 인수·합병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 아시아나와 협업해 온 미국 유나이티드항공도 변수로 지목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하면 아시아나와 공동운항하던 노선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며 유나이티드항공이 양사 결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한항공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제트블루항공-스피릿항공에 대한 판례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 합병이 미국 내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판단이다.

제트블루항공-스피릿항공의 경우 미국 내 중복 노선이 150여개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5개만 중복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영향 받는 미국 소비자가 전체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내 미국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경우 세계 7위권의 메가캐리어가 탄생할 전망이다. 양사 간 통합을 가정해 단순 합산하면 매출액이 23조원대(2023년 기준), 총자산은 42조원(2022년 기준)을 웃돌게 된다.

양사가 통합하더라도 물리적인 통합에는 시간이 걸린다. 2021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인수한 후 바로 합병하지 않고 2년 정도 통합 준비 기간을 가진 후 단일 브랜드 작업을 거쳐 물리적인 통합을 완료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메가 캐리어 탄생에 따른 국내 항공산업 재편도 주목할 부분이다. 모회사 통합에 이어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통합도 본격화되면 국내 항공사 판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진에어(27대)와 에어부산(22대), 에어서울(7대)의 기재 수를 합치면 55대로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42대)을 넘어선다. 업계 2위인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을 확장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중·단거리 노선 왕좌를 두고 제주항공과 통합 LCC 간의 경쟁이 예상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